뉴스이야기
[밀가루 담합과 집단소송 그리고 CLASS ACTION]
2026-09-15
밀가루 · 설탕 · 전력 '10兆 담합' 무더기 재판行
최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등 제분사 6곳은 밀가루 가격 담합(5조9913억원),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은 설탕 가격 담합(3조2715억원), 효성 현대 LS 등 10개 업체는 한국전력 발주 입찰 담합(6776억원)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전체 담합 규모는 9조9404억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밀가루, 설탕은 식료품 완제품에 들어가는 기초 원재료이므로 담합으로 인해 가격이 왜곡되어 높게 형성되었다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이번 담합 적발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재판단계에서 대기업들 간의 밀가루 설탕 담합 혐의가 사실로 인정된다면 공정거래법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게 되겠지만,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 ’, ‘처벌이 너무 약하니 문제가 근절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셉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동원 스타키스트(동원참치의 그 동원이 맞습니다)가 미국에서 담합 혐의로 인해 집단소송을 당해 3,000억원의 합의금을 냈던 사건을 함께 살펴보고 미국의 집단소송(CLASS ACTION)과 우리나라의 집단 소송의 현주소에 대해 간략히 비교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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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에서 동원 스타키스트 참치, 담합 적발되다.
미 연방 법무부 반독점국은 동원그룹의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가 2011년도부터 최소 2013년경까지 경쟁사인 범블비, 치킨오브더씨와 참치캔 가격을 담합한 행위(Price-fixing)를 적발하고 이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2019년 이를 사실로 인정하고 스타키스트에 대해 1억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하였습니다.
한편 미국 개별소비자집단, 직거래소상공인, 유통기업 등은 참치캔 담합에 따른 재산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이유로 집단소송(CLASS ACTION)을 제기했고, 수년간의 법적 분쟁 끝에 지난 2024년 8월경 우리 돈으로 약 3천억원 규모의 민사 조정이 성립되었고, 스타키스트는 벌금 외에도 3000억원의 배상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하면서 분쟁이 종결되었습니다.
2. 미국의 CLASS ACTION 제도와 우리나라의 ‘집단소송’의 현주소 비교
미국의 집단소송 제도(CLASS ACTION)는 다수의 소비자나 투자자가 공통의 원인이나 쟁점을 기반으로 소액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질 때, 피해자 집단(Class)의 대표자가 구성원 전원의 청구 총액을 일괄 제소하여 일거에 권리를 실현하는 소송 형태입니다. 이때 미국 법원이 피해자 집단의 집단성을 인정하게 되면, 해당 집단의 전원은 자신이 별도로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표시를 하지 않더라도 소송의 효력이 미치게 됩니다.
이는 우리 민사소송법상 선정당사자제도와 비견될 수 있는데, 우리 선정당사자 제도는 소송당사자 중 1인을 일종의 대표자로 ‘선정’하되, 처음부터 소송당사자는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제도와 비견됩니다. 즉, 한국의 선정당사자제도는 선정자(개별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에 기초하여 선정 행위를 해야만 대표자에게 소송수행권이 수여(Opt-in)됩니다. 반면, 미국의 집단소송 제도는 법원이 대표자의 적격성을 심사하여 집단성을 인정하고 소송수행을 허가하면, 집단의 구성원이 명시적으로 '제외신청(Opt-out)'을 하지 않는 한 별도의 적극적인 수권 행위가 없더라도 자동으로 수권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집단소송은 승소시 손해배상액 등의 이익이 집단(CLASS) 구성원 전원에게 효력을 미치지만(그 구성원이 소송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든 하지 않았든 간에), 우리의 집단소송은 처음부터 소제기 행위를 적극적으로 한 사람들에게만 효력이 미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시사점
제도의 특성 때문에 집단소송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집단 소송을 제기할 때 먼저 ‘원고들을 여기저기 찾아서 모으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현실적으로는 소송비용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등 크고 작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집단소송으로 피해를 보상받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미국 집단 소송은 구성원이 제외신청을 하지 않는 이상 소송의 효력이 미치게 되므로 소송의 시작과 진행 자체가 훨씬 용이하고 문턱 자체가 낮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살펴본 스타키스트 사례와 같이 집단소송에서 피고가 패소할 경우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상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독과점 기업이나 제조물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 제조업체 등이 함부로 담합 등 불법행위를 할 수 없게끔 억지하는 효과가 큰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처음으로 돌아와, 최근 발생한 밀가루 담합 사건 역시도 미국식 집단 소송 제도가 기능하고 있었다면, (담합이 사실로 인정된다면) 담합한 대기업들은 각종 소비자 집단들에 대하여 천문학적인 배상액을 부담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한 측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담합 행위와 이로 인한 서민 경제에 부정적 영향 역시 축소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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