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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딥페이크 범죄, 기존의 법 vs 새로운 법 - 2]

2026-09-11

AI 딥페이크로 배우 이정재 사칭, 5억원 탈취한 로맨스 스캠...경찰, 조직범죄 수사중 : 뉴스스페이스



배우 이정재를 사칭한 AI 기반 ‘로맨스 스캠’ 사기로 50대 여성이 6개월에 걸쳐 약 5억원을 사기당한 사건이 최근 국내에서 발생했다. 이 사건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생성된 가짜 이정재 사진과 위조된 운전면허증, 그리고 팬미팅 VIP 카드 발급 등으로 신뢰를 쌓은 뒤 금품을 요구해 피해를 낳았으며,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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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딥페이크 사기, 이제는 입법이 기술을 따라가야 할 때다

AI 딥페이크 기술은 더 이상 실험실의 산물이 아닙니다. 누구나 몇 분 안에 특정 인물의 얼굴과 음성을 복제할 수 있는 시대에, 법은 여전히 “속였는가, 돈을 빼앗았는가”라는 전통적 질문에 머물러 있습니다.

 


1. 현행 법체계의 한계: ‘이후(以後)’에만 작동하는 법

앞선 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딥페이크 사기 범죄는 현행법으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현재 딥페이크 사기는 주로 형법상 사기죄, 정보통신망법, 성폭력처벌법 등 기존 범죄 유형에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처리되는데, 이 방식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 범죄가 ‘완성된 이후’에만 처벌 가능

✔ 딥페이크라는 ‘위험한 수단 자체’에 대한 규율 부재

✔ 기술의 특수성이 양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음

 

즉, 현행법은 피해가 발생한 뒤에야 개입하고, 기술이 만들어내는 대규모·고신뢰 기망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에, 향후 입법과 관련하여 다음의 몇 가지 과제를 간략히 제안하고자 합니다.

 


2. 제안 ①: ‘AI 기반 기망행위’의 독립적 규정 필요성

무엇보다도, 첫 번째는 딥페이크를 단순한 사기 수단이 아닌, 가중 요소 또는 독립적 범죄 요소로 명시하는 것입니다.

 

 

즉, 형법 또는 특별법에 <AI·자동화 기술을 이용한 신원·의사 가장(假裝) 행위>를 명문화하거나 기존 사기죄의 <가중처벌 사유>로 규정하는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사기는 피해자의 판단 능력을 단순히 흐리는 수준을 넘어, 신뢰 그 자체를 조작한다는 점에서 일반 사기와 질적으로 다른 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따라서 법이 이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기술을 이용한 범죄는 언제나 ‘기존 범죄의 변형’로만 취급될 것입니다.

 


3. 제안 ②: ‘고위험 영역에서의 ‘AI 생성물 표시 의무’

두 번째는 사전 예방 중심의 규율입니다.

 

즉, ▲ 금융·투자 권유, ▲ 기업 내부 의사결정(대표·임원 지시), ▲ 광고 및 공공적 영향력이 큰 정보 전달 등 소위 고위험 영역에서 AI로 생성되거나 변형된 영상·음성에 대해 명확한 표시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고의로 위반해 재산상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형사책임 및 행정제재를 병과하는 방향입니다.

 

표시 의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보다는, <정보의 출처와 성격을 투명하게 할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로 해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식품, 금융상품, 광고 영역에서는 <알 권리>를 이유로 다양한 표시 의무가 존재합니다.

AI라고 예외일 이유는 없습니다.

 


4. 제안 ③: 플랫폼 책임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

딥페이크 사기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플랫폼 구조와 결합된 범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딥페이크 유포 경로가 되는 플랫폼의 책임이 불명확하고, ‘중립적 매개자’라는 이유로 사실상 면책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에 대해서는 딥페이크 신고·차단 시스템 구축 의무를 부과하고, 딥페이크 게재물 반복적 방치 시 과징금 또는 형사책임 부과를 검토하되, 다만 ‘사전 검열’이 아닌 ‘사후 대응’ 의무로 한정한다면, 이는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지 않으면서도 플랫폼이 사회적 책임을 분담하도록 하는 절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5. 제안 ④: 수사·재판 단계의 전문성 제도화

마지막으로, 법문만 바꿔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제도의 구축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 AI 포렌식 전문 인력의 제도적 양성

✔ 법관·검사·변호인을 위한 기술 이해 교육

✔ 딥페이크 감정에 대한 <공신력 있는 기준> 마련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법 시스템은,

기술 범죄 앞에서 언제나 한 발 늦을 수밖에 없다”

 


6. 결론: 기술중립성이라는 명제를 다시 생각할 때

“기술은 중립적이다”라는 명제는 오랫동안 법정책 논의에서 반복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AI 딥페이크 사기가 일상적 범죄 수단으로 자리 잡은 오늘날, 이 명제는 재검토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기술 그 자체가 선악을 갖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중립적일 수는 있으나, 그 기술이 만들어내는 위험을 예견하고도 아무런 제도적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은 결코 중립이 아닙니다.

 

딥페이크 사기는 기존 사기 범죄의 단순한 진화형이 아닙니다. 이는 개인의 판단 착오를 유발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가 축적해 온 ‘신원·음성·영상’에 대한 신뢰 구조 자체를 체계적으로 침식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른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체계는 여전히 범죄가 완성된 이후의 처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기술이 결합된 기망 행위의 구조적 위험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규범적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입법의 질문은 바뀌어야 합니다.

“기존 법으로 처벌이 가능한가”라는 소극적 검토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이 만들어낼 새로운 범죄 양상을 법이 사전에 포착하고 통제할 수 있는가”를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AI 시대의 형사법은 더 이상 ‘사후 제재’만으로는 신뢰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예방적 규율, 책임 주체의 명확화, 그리고 기술에 대한 제도적 이해가 결합될 때 비로소 법은 기술 발전의 속도와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사기에 대한 입법 논의는 단일 범죄 유형에 대한 대응을 넘어, ‘AI 시대 법치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기술은 중립적이지만, 책임은 인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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