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야기
[비상장주식과 펀드가 토큰이 되는 방식 1편]
2026-09-15
2026. 9. 8.자 뉴스1(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7억달러→29억달러. 올해 들어 8개월여 만에 4배 넘게 불어난 글로벌 주식 토큰 시장 규모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장주식을 기초로 한 토큰화 상품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상품을 만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토큰화 대상을 주식·채권·펀드 등 모든 증권으로 넓히겠다고 선언했지만 내년 2월 시작되는 1단계 시장은 기관투자자용 사모상품과 비상장주식 등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
구독자님들 안녕하신지요.
요즘 <토큰증권>, <STO>라는 말이 부쩍 자주 들리실 겁니다.
2026년 9월 4일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부동산·미술품·음원 저작권 같은 <조각투자>에 머물러 있던 이야기가 주식·채권·펀드까지 넓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위 기사가 짚은 대로, 정작 국내에서 2027년 2월에 처음 열리는 문은 기관투자자용 사모상품과 비상장주식입니다.
왜 하필 그것부터일까요.
그리고 이 구조는 우리가 이미 삼십 년 가까이 다뤄 온 자산유동화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요.
오늘은 이 세 가지를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비상장주식과 펀드가 토큰이 되는 구체적인 방식, 자산유동화와의 거리, 그리고 자본시장법이 어디까지 따라붙는가입니다.
「토큰증권」은 새로운 상품이 아니라 새로운 장부입니다
가장 먼저 정리하고 시작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토큰증권은 새로운 금융상품이 아닙니다.
2023년 2월 금융위원회가 「토큰 증권(ST)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내놓으면서 세운 원칙이 그것입니다.
권리를 종이에 적으면 실물증권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중앙 서버에 적으면 전자증권입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법률 용어로는 <분산원장(分散元帳)>에 적으면 토큰증권이 됩니다.
바뀐 것은 장부이지 권리가 아닙니다.
예탁결제원은 증권의 수량, 이동에 관한 정보를 관리하는 <장부관리기관>입니다.
분산원장 외에 장부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종이장부가 있을 것이고, 그리고 디지털정보로 정보사항을 기재한 장부가 있을 겁니다. 바로 분산원장은 이러한 장부의 새 장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탁결제원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우리나라에서 상장된 주식이나 채권, ETF 등은 그 증서(주권, 채권증서, 수익증권)가 있습니다. 이렇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는 모두 종이에 그 권리를 써놓고, 그 종이를 유통하였습니다.
그런데 매매가 빈번해지면서 종이 증권을 매번 주고받는 불편함과 분실 위험을 없애기 위해 전자적 장부 기재 방식이 도입되었습니다.
증권장부의 역할 : 증권시장에서 매매가 이루어질 때 실물 종이가 이동하는 대신, 예탁결제원과 증권사의 장부에 "A의 계좌에서 B의 계좌로 주식 N주 이동"이라고 숫자(기록)만 변경합니다.
법적 효력 : 이 장부에 내 이름과 보유 수량이 기록되는 것만으로도 실물 증권을 소유한 것과 동일한 법적 권리(의결권, 배당 수령권 등)를 인정받습니다.
이중 장부 구조: 대한민국은 한국예탁결제원(KSD)이 최고 단계의 장부(예탁자계좌부)를 관리하고, 각 증권사가 하위 단계의 장부(고객계좌부)를 분할 관리하는 2단계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예탁자계좌부(전자등록법 제23조) : 전자등록기관(예탁결제원)이 작성·관리합니다. 이 예탁자계좌부는 계좌관리기관의 고유 자산을 기재하는 '자기계좌부'와, 고객들의 자산을 총량으로 기재하는 '고객관리계좌'로 엄격히 분리되어 개설됩니다. |
한국예탁결제원을 <전자등록기관>이라고 하고, 각 증권사를 <계좌관리기관>이라고 합니다. 이 용어를 잘 기억해두세요
여하튼 이 증권장부(예탁자 계좌부 + 고개계좌부) 역시 전자적 형태로 운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전자화된 증권은 한국예탁결제원의 예탁자계좌부와 증권사의 고객계좌부에서 디지털정보의 형태로 정보가 관리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부의 기재 방식을 <블록체인> 장부기재 방식으로 바꿀 수가 있고, 그렇게 장부기재 방식을 바꾸었을 때, 바로 <전자증권>이 <토큰증권>으로 취급되는 것입니다.
2026년 2월 3일 공포된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증권법>) 개정법률은 블록체인을 장부로 사용하는 증권(토큰증권)을 발행하고자 하는 사업자를 <발행자계좌관리기관>이라 칭하였습니다(제2조 제8호). 그리고 금융당국은 기존 증권 중 일부(MMF의 수익증권, 비상장주식)에 대해서 토큰증권의 발행, 유통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법은 이미 「분산원장」이라는 장부를 갖게 되었습니다
2026년 2월 3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증권법>) 개정법률이 공포되었습니다. 시행일은 2027년 2월 4일입니다.
이 개정법은 제2조 제3호의2에 <분산원장>의 정의를 새로 넣었습니다.
"분산원장"이란 정보가 다수 참여자에 의하여 시간 순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기재되고, 공동 관리 및 기술적 조치를 통하여 무단 삭제 및 사후적 변경으로부터 보호되는 장부 및 그 관리체계 (…)
즉, 분산원장(블록체인)은 이제 법이 인정하는 정식 장부입니다.
비상장주식은 「신탁수익증권」을 통해서 토큰증권이 된다.
여기서 첫 번째 궁금증이 생기실 겁니다.
주식을 토큰화한다면서, 왜 주식을 그냥 토큰으로 만들지 않고 굳이 신탁을 한 번 거칠까요.
1단계에서 추진되는 비상장주식 토큰화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첫째, 주주가 자기 비상장주식을 신탁회사에 맡깁니다(신탁).
둘째, 신탁회사가 그 주식을 신탁재산으로 삼아 수익증권을 발행합니다.
셋째, 그 수익증권을 분산원장에 전자등록합니다.
투자자가 손에 쥐는 것은 <그 회사의 주식>이 아니라 <그 주식을 담은 신탁의 수익권>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김갑동씨는 A라는 비상장주식회사의 주식을 100% 보유한 사람입니다. 현재 비상장주식의 경우, (상장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식을 거래하려면 인터넷 <38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싸이트를 통해서, 아니면 아는 사람의 소개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거래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되면, A사가 보유한 주주명부에 주주의 이동내역, 변동수량이 기재되겠지요.
그런데 김갑동씨는 위 비상장주식의 유통성을 높이기 위해 위 비상장주식을 코인화하여 거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김갑동씨는 위 주식 100%를 신탁사에 신탁한 뒤, 신탁사로부터 수익증권을 교부받습니다. 수익증권은 통상 그 권리가 ○○좌로 표현됩니다. 즉, 총 주식수량이 100주면 수익증권 총수량은 100좌로 할 수 있고, 또는 100좌 이상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 수익증권의 이동과 수량을 남기는 장부를 블록체인으로 운용하면 위 수익증권이 바로 <코인증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후 위 코인증권화된 수익증권은 가상화폐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가 될 수 있고, 그런 경우 주식으로서 상장되지 못했지만,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상장되어 거래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비상장주식은 신탁의 방법으로 코인증권화를 해야할까요?.
주식은 사고파는 것만으로 끝나는 권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의결권이 있고, 신주인수권이 있고, 증자와 감자가 있고, 분할과 병합이 있습니다. 배당도 지급해야 합니다. 이 권리관계를 전부 분산원장 위에서 처리하려면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과의 연결부터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반면 신탁으로 한 번 감싸면, 주식에 관한 복잡한 권리행사는 수탁자가 종전 방식대로 처리하고 투자자에게는 <수익권>이라는 단순한 권리 하나만 남습니다.
토큰 위에서 움직이는 것은 그 단순해진 권리입니다.
복잡한 것을 감싸서 단순하게 만든 다음 잘게 쪼갠다 — 이 문장이 뒤에 나올 자산유동화 이야기의 열쇠입니다.
펀드의 수익증권을 토큰증권으로 함에 있어 왜 하필 사모 머니마켓펀드(MMF)부터 시작하는가
펀드 쪽은 조금 다릅니다.
펀드의 지분은 원래부터 <수익증권>입니다. 자본시장법 제189조 제1항은 투자신탁을 설정한 집합투자업자가 수익권을 균등하게 분할하여 수익증권을 발행한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그 수익권을 전자등록의 방법으로 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자등록되고 있는 권리이니, 그 등록 장부를 분산원장으로 바꾸면 됩니다. 신탁이라는 껍데기를 새로 씌울 필요가 없습니다. 비상장주식보다 구조가 훨씬 단순합니다. 등록장부를 분산원장으로 바꾸면, 그 수익증권이 바로 <토큰증권>이 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머니마켓펀드(MMF)가 먼저 지목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MMF는 자본시장법 제229조 제5호의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입니다. 집합투자재산 전부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이지요. 단기 국채, 기업어음, 양도성예금증서 같은 것들입니다.
가격 변동이 작고, 만기가 짧고, 무엇보다 평가가 단순합니다.
여기에 <사모>와 <기관투자자 전용>이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자본시장법 제9조 제8항의 사모, 즉 50인 미만을 상대로 한 발행입니다. 참여자가 적고, 전문투자자이며, 사고가 나도 파급이 제한적입니다.
새 장부를 처음 돌려 보는 자리로는 가장 안전한 방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분 | 1단계에서 열리는 것 | 그렇게 정한 이유 |
펀드 |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 | 이미 전자등록 대상이고, 평가·만기가 단순함 |
채권 | 사모사채 | 권리관계가 원리금 지급으로 단순함 |
주식 | 비상장주식을 신탁한 뒤 그 신탁수익증권 | 의결권·증자·분할 등 복잡한 권리를 신탁이 흡수함 |
비정형증권 | 공모 조각투자증권 | 종전 조각투자를 제도권 장부로 편입 |
상장주식 | (시범사업 단계, 상용화 시점 미정) |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과의 연계 위험이 가장 큼 |
금융위원회 2026년 9월 4일 발표에 관한 언론 보도를 정리한 것입니다. 세부 대상은 시행령·감독규정에서 확정됩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익숙한 그림이 떠오르실 겁니다
1. 복잡하고 잘 안 팔리는 자산을 신탁이나 특수목적회사에 넘긴다.
2. 그것을 기초로 증권을 발행한다.
3. 잘게 쪼개어 여러 사람에게 판다.
바로 자산유동화입니다.
우리 법에는 이미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이 있습니다. 1998년에 만들어져 부실채권 정리와 주택저당채권 유동화에 쓰였고, 지금도 살아 있는 법입니다.
토큰증권과 자산유동화는 뭔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지면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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