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야기
[임대차 중요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공인중개사의 책임은?]
2026-09-15
임대차 중요정보 확인 소홀... 법원, 공인중개사 책임 60~70% 인정
오늘은 최근 법원에서 잇달아 선고되고 있는 공인중개사의 임대차 중요정보 확인·설명의무 관련 판결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금, 이 판결들이 여러분의 소중한 보증금을 지키는 데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내용과 대법원 판결
다가구주택(흔히 말하는 '다세대 원룸 건물')의 한 호실을 임차하려는 분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등기부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알려줬지만,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다른 세입자들의 보증금 총액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대인이 구두로 말해준 금액을 그대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건물에 경매가 개시됐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순위 임차인들의 보증금 총액이 공인중개사가 기재한 금액을 훨씬 초과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해당 임차인은 경매 배당절차에서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하급심)이 공인중개사의 의무 위반을 부정한 것은 잘못이라며(즉, 공인중개사에게 책임이 인정된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법원 2023다259743 판결).
대법원이 인정한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이 말한 금액을 그냥 받아 적으면 안 됩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 총액이 얼마"라는 구두 확인을 받았다고 해서 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고, 건물의 규모, 전체 세대수, 인근 유사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시세를 고려하면, 임대인이 말한 금액이 실제와 다를 수 있고 상당수의 소액임차인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임대인이 알려준 총액만 기재하고 "금액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않은 것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둘째, 공인중개사에게는 적극적인 자료 요구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법 제25조는 단순히 등기부에 나온 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의무가 끝나지 않고, 중개업자는 임대의뢰인에게 이미 거주 중인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를 직접 요구하여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이를 설명하고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하급심 판례에서도 인정되는 공인중개사의 책임
대법원 판결 이후 최근 하급심에서도 이 법리는 구체적 사안에서 반복적으로 적용·확인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개업공인중개사가 다가구주택 임대차를 중개하면서 임대인으로부터 구두로 통지받은 선순위 보증금 합계액(약 15억 원)만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하였고, 실제 선순위 보증금 합계액은 이보다 최소 1억 5,000만 원 이상 적게 고지된 사안에서, 공인중개사가 임대인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권리내용이 불충분·부정확할 수 있음을 알리지 않았고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에 따른 확인·설명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가단85690 판결).
나아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공인중개사로서는 설혹 임대인이 관련 자료제공을 거부해 실상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더라도, 다가구주택의 규모와 전체 세대수, 주변 임대차보증금 시세에 비추어 임대인이 구두로 확인한 금액이 실제와 다를 수 있고 상당수의 소액임차인이 있을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임대인이 총액으로만 알려준 금액을 그대로 기재한 것만으로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명확히 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나12527 판결).
또한 수원고등법원도 개업공인중개사가 임대인에게 자료제출을 요청하였으나 임대인이 불응하였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그 경우 임대인이 불응한 사실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명확하게 기재하고, 이와 별도로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임대인 제공 자료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임대인이 구두로 알려준 보증금 총액만을 기재한 것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5나13533 판결).
만약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한다면, 그 사실 자체를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도 의무 위반입니다.
3. 이 판결이 의미하는 것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인정한 관련 판결들을 정리하면, 다가구주택 임대차를 중개하는 공인중개사에게는 다음의 의무가 있습니다.
가. 자료 요구 의무 : 임대인에게 다른 세입자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 계약 시기와 종기에 관한 서면 자료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나. 확인 의무 : 임대인이 제공한 정보가 인근 시세나 건물 규모에 비추어 타당한지 검증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말을 그냥 믿고 옮겨 적는 것은 의무 이행이 아닙니다.
다. 기재 의무 : 확인한 내용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구체적으로 기재하여 교부해야 합니다.
라. 불응 시 고지 의무 :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한다면, 그 사실과 그로 인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임차인에게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이를 실무에 적용할 때 다음과 같은 내용을 참고하세요
첫째, 자료 요구의 방법과 기록입니다. 공인중개사 등은 임대인에게 ① 다가구주택 확정일자 부여현황 서류(주민센터 등 발급), ② 호실별 임대차계약서 사본, ③ 전입세대 열람 동의서를 요청하고, 그 요구 사실과 임대인의 응답 여부를 문자·이메일 등으로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임대인이 불응할 경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다가구주택 확인서류 제출여부란에 미제출로 표시하고 그 구체적 사유를 기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불응 사실을 기재하더라도, 공인중개사 스스로 건물 규모·세대수·인근 시세를 바탕으로 임대인 제공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임차인에게 설명하여야 한다는 점이 판결에서 거듭 강조되고 있습니다.
둘째, 현장 방문을 통한 정보 검증입니다.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 중개사가 직접 해당 다가구주택을 방문하여 거주 중인 임차인들에게 임대차 조건을 확인하는 방법이 실무상 권고됩니다. 이는 임대인의 구두 확인만으로는 의무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시 취지를 따른 것입니다.
셋째, 임차인에 대한 위험 고지 문구입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구두로 고지한 선순위 보증금 합계는 금○○원이나, 임대인이 호실별 임대차계약서 등 서면 자료 제출을 거부하여 그 정확성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건물 규모(○층, ○세대)와 인근 시세에 비추어 실제 선순위 보증금이 고지액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으며, 경매 시 임차인이 보증금 전액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러한 기재와 함께 임차인에게 ① 임대인 동의를 얻어 확정일자 부여기관에서 선순위 보증금 현황을 직접 확인할 것, ② 건물의 시가 대비 선순위 권리 합계액이 담보가치를 초과하지 않는지 스스로 검토할 것을 적극적으로 조언하여야 합니다.
넷째, 시가 확인 및 설명 의무입니다. 다가구주택 임대차 중개 시 공인중개사는 임차목적물의 시가(또는 공시가격 및 현실화율을 활용한 추산액)를 확인하여 임차인에게 설명하고, 선순위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액과 선순위 보증금 합계가 시가 상당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를 임차인이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4. 임차인의 주의 사항 — 과실상계의 법리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인중개사에게 위와 같은 네가지의 의무가 있으므로,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려는 임차인은 공인중개사에게 위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공인중개사에게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판결은 그 책임이 50~80%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임차인에게도 일정한 주의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으면 임차인의 과실을 인정하여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감경합니다.
• 다가구주택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임차인의 현황을 스스로 확인하려 하지 않은 경우
•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알면서도 보증금 반환 가능성을 직접 따져보지 않은 경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에 따라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임대차 정보 제공을 요청하거나, 주민등록법상 전입세대 열람을 신청하는 등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따라서 임차인도 계약 전에 반드시 다음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 확정일자 부여 현황 확인 :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확정일자 부여기관(주민센터, 등기소 등)에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보증금 등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나. 전입세대 열람 : 주민등록법 시행규칙에 따라 해당 물건의 전입세대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다. 등기부등본 직접 확인 : 근저당권, 전세권 등 설정 현황을 반드시 계약 직전에 확인하세요.
5. 공인중개사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모든 경우에 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책임을 부정했습니다.
•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한 사실을 기재하고, 보증금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까지 명시적으로 기재한 경우
• 공인중개사가 기재한 선순위 보증금 금액과 실제 선순위 보증금의 차이가 크지 않아, 정확한 정보를 알았더라도 임차인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 (상당인과관계 부정)
• 임차인이 경매절차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주된 이유가 부동산이 예상치 못하게 저가에 매각되었기 때문인 경우
이처럼 공인중개사의 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6. 마치며 — 계약 전 체크리스트
이번 판결의 핵심 메시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의 말만 믿고 그대로 옮겨 적는 것으로 의무를 다할 수 없다. 그리고 임차인도 공인중개사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다가구주택 임대차 계약 전, 아래 항목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1. 공인중개사가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 자료를 임대인에게 직접 요구했는가?
2.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 란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가?
3.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면, 그 사실이 설명서에 기재되어 있는가?
4. 선순위 보증금과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의 합계가 건물 시세를 초과하지는 않는가?
5. 본인이 직접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확인했는가?
전세사기 피해가 반복되는 현실에서, 이번 판결들은 공인중개사의 책임 범위를 보다 엄격히 해석하는 중요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보증금은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계약 전 한 번 더 꼼꼼히 확인하시고, 의문이 있을 때는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법적 판단은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피해가 발생하신 경우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자세한 내용은 아래 블로그 링크를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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