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야기
[서초형사전문변호사] 결제대금은 누구를 거쳐 오는가? _ 25.07.22.자 파이낸셜신문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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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G사·밴사·카드사의 자리, 그리고 하위대행업체라는 함정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 변호사 박기태
2025. 7. 22.자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사기·횡령범죄에 직접 가담한 영세 PG사 4곳 금감원 적발」 금융감독원이 범죄 행위에 연루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사)를 적발했다. 22일 금감원은 상시감시 및 현장 점검·검사를 통해 불법행위에 가상계좌를 제공하거나, 사기·횡령 등 범죄에 직접 가담한 영세 PG사 4곳을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대포통장 예방조치가 강화되면서 불법도박·마약, 보이스피싱 등 각종 민생범죄에 가상계좌를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올 상반기부터 금감원 가상계좌 거래 상시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PG사가 가맹점에 제공하는 가상계좌의 거래내역을 매월 수집·분석해 이상 가맹점을 적출한다. 금감원은 불건전 거래패턴과 높은 유사성을 보이는 거래 이상징후를 포착해 요주의 회사를 선정하고 밀착감시하고 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상징후를 보인 6개 PG사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했고, 불법 연루 정황이 확인된 PG사를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금감원은 가상계좌 거래 상시감시 시스템을 통해 「일반 쇼핑몰 등으로 위장한 보이스피싱 및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을 가맹점으로 등록하고」 가상계좌를 제공한 A사를 적발했다. 해당 범죄조직은 가상계좌에 입금된 보이스피싱 편취금과 도박자금을 지정계좌로 이체하고 그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
구독자님들, 안녕하신지요.
오늘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무언가를 결제하신 분이 있을겁니다. 이제는 버튼 하나를 누르면 몇 초 만에 「결제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뜨지요. 그런데 그 몇 초 사이에, 그리고 그 뒤 며칠 동안 그 돈이 몇 개의 회사를 거쳐 가는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최소 세 곳, 많으면 다섯 곳입니다. 그리고 그 사슬이 길어질수록, 중간에서 돈이 사라질 자리도 함께 늘어납니다.
최근 저희 사무소에 들어오는 상담 가운데 부쩍 늘어난 유형이 있습니다. 「결제는 분명히 되었는데 정산금이 들어오지 않는다」, 「중간 업체 대표가 연락이 끊겼다」, 「나는 가맹점을 소개해 줬을 뿐인데 고소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위 기사가 말하는 것도 결국 같은 이야기의 다른 얼굴입니다.
오늘은 이 사슬을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돈을 만지는 자와 신호만 옮기는 자
먼저 <카드사>, <밴(VAN)사>, <PG사>를 구별하셔야 합니다. 셋 다 결제에 관여하지만 하는 일이 전혀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구별 기준은 이것입니다. 그 회사가 돈을 직접 만지는가, 아니면 신호만 옮기는가.
<신용카드사>는 돈의 출발점입니다. 신용카드사는 소비자의 신용을 심사해 한도를 부여하고, 결제를 승인하고, 카드가맹점에게 대금을 먼저 지급한 뒤 다음 달에 소비자에게 청구합니다. 법적으로 신용카드업을 허가·등록받은 자이지요(여신전문금융업법 제2조 제2호의2).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용카드사가 먼저 카드가맹점에게 결재대금을 지급한다는 것입니다. 즉, 신용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물품대금(서비스 제공) 채권을 매수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신용카드사는 카드가맹점이 소비자에게 판매한 대금 전액을 받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신용카드사는 일정한 수수료(0.5% ~ 1.5%)을 카드가맹점으로부터 받습니다. 결국 카드가맹점은 소비자에게 받을 채권에서 위 수수료를 ‘할인’한 차액을 신용카드사로부터 받고 그 채권을 신용카드사에게 넘기는 것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다음으로 <밴사>는 신호만 옮깁니다. 정식 명칭은 「신용카드등부가통신업자」입니다. 같은 법 제2조 제8호의2는 이를 「단말기 설치, 신용카드등의 조회·승인 및 매출전표 매입·자금정산 등 대금결제를 승인·중계하기 위한 전기통신서비스 제공을 업으로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음식점에 가보면 이렇게 생긴 단말기 많이 보셨지요? 그 단말기가 바로 <밴사>가 설치해준 단말기입니다.
핵심은 「중계」입니다. 식당에서 카드를 긁으면 밴사가 카드사에 신호를 전달하고 승인을 받아 오지만, 식대는 신용카드사가 식당 사장님 계좌로 직접 넣어 줍니다. 밴사는 돈을 보관하지 않습니다.
<PG사>는 다릅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조 제5호 나목은 PG사를 「신용카드업자와의 계약에 따라 물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하는 자를 위하여 신용카드등에 의한 거래를 대행하는 자」라고 정의하면서, 이를 「신용카드가맹점」의 한 종류로 포섭하고 있습니다.
이 한 줄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카드사가 바라보는 가맹점은 PG사 자신이고, 그 아래의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PG사를 <대표가맹점>이라고 부릅니다. 카드사는 PG사에게 돈을 한꺼번에 주고, PG사가 그 돈을 쪼개어 하부 가맹점에 나누어 줍니다.
즉 PG사는 돈을 직접 받아 보관했다가 나누어 주는 자입니다. 여기에서 모든 위험이 시작됩니다.
구분 | 신용카드사 | 밴(VAN)사 | PG사 |
하는 일 | 승인·여신·대금지급 | 승인 신호 중계, 매출전표 매입 | 결제 중계 + 자금 수령·정산 |
돈을 만지는가 | 만짐(출발점) | 만지지 않음 | 만짐(중간 보관) |
근거 규정 | 여전법 §2 2호의2, §3 | 여전법 §2 8호의2·8호의3, §27의2 등록 | 여전법 §2 5호 나목 / 전자금융거래법 §2 19호, §28②4호 등록 |
주된 채널 | 공통 | 주로 오프라인 | 주로 온라인 |
자금사고 위험 | 낮음 | 거의 없음 | 존재함 |
그렇다면 왜 신용카드사가 있는데 왜 굳이 PG사가 이용되는 것일까요?
먼저 오프라인 매장을 보겠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식당에 가면 식당 카운터에 어떤 신용카드가 되는지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즉, 신용카드가맹점이 각각의 신용카드사와 신용카드가맹계약을 체결한 것이지요
물론, 요즘에는 신용카드사들이 대부분의 오프라인 매장과 신용카드가맹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과거처럼 카운터에 사용가능한 신용카드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결국, 각 신용카드가맹점주들이 각각 신용카드사와 가맹계약을 체결하여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도모해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밴사>가 탄생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먼저, 신용카드사들은 가맹점을 일일이 찾아서 자신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라고 설득하는 영업이 보통일이 아닙니다. 반대로 사업주들 역시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각 신용카드를 찾아가서 신용카드 가맹계약을 체결하자고 개별적으로 교섭하는 것 역시 보통일이 아닙니다.
<밴사>는 바로 신용카드사의 영업 편의, 사업주들의 신용카드가맹계약 교섭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중간에서 신용카드사와 사업주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이제, 온라인 세계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온라인 세계는 오프라인 세계보다 훨씬 더 많은 사업자들이 있습니다. 신용카드사 입장에서는 그런 사업자들을 일일이 찾아서 자신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라고 영업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한편, 사업자들의 입장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싶은데, 그들이 각각 신용카드사와 이러한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구축, 신용카드가맹계약 개별 교섭을 진행해야한다면 이 또한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신용카드사의 영업편의, 사업주들의 신용카드 사용시스템 구축 및 신용카드가맹계약 교섭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중간에서 신용카드사와 인터넷 사업주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바로 PG사가 했던 것입니다. 쉽게 보면 인터넷 사업 영역에서 <밴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PG사라고 보시면 무난히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승인, 매입, 그리고 정산
돈이 움직이는 순서도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세 단계입니다.
첫째, 승인입니다. 소비자가 결제 버튼을 누르면 가맹점에서 PG사를 거쳐 카드사까지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갑니다. 카드사는 유효성과 한도를 확인하고 승인번호를 내려보냅니다. 여기까지가 몇 초입니다.
둘째, 매입입니다. 승인은 아직 「약속」일 뿐입니다. 그날 밤 PG사가 하루치 결제 데이터를 카드사별로 모아 매출을 제출하면 그 약속이 「채권」이 됩니다.
셋째, 정산입니다. 여기서 돈이 실제로 흐릅니다. 카드사가 수수료를 뗀 금액을 PG사 계좌로 보내고(보통 며칠 뒤), PG사가 다시 자기 수수료를 뗀 금액을 가맹점 계좌로 보냅니다.
이해가 되시는지요. 온라인 결제는 오프라인과 달리 정산이 두 단계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며칠간 남의 돈이 PG사 계좌에 머뭅니다.
PG사는 왜 하위대행업체를 두는가
여기서 사슬이 한 칸 더 늘어납니다.
PG사는 인터넷에 깔린 수십만 소상공인을 직접 찾아다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위대행업체>를 둡니다.
업계에서는 재판매업자, 영업대리점, 속칭 「PG 샌드위치」라고도 부릅니다. 이들이 가맹점을 모집하고, 1차 심사를 하고, 민원을 받고, 때로는 정산금까지 대신 받아 나누어 줍니다.
PG사 입장에서는 영업비용 없이 거래량을 늘릴 수 있고, 본사 심사 기준으로는 받아 주기 어려운 영세·특수 업종을 흡수할 수 있으며, 환불·민원 리스크를 1차로 떠넘길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정산금이 하위대행업체 계좌를 거치는 순간, 구조는 전혀 다른 물건이 됩니다.
구분 | PG사와 직접 계약 | 하위대행업체를 거치는 경우 |
계약 관계 | PG사 ↔ 가맹점 (직접) | PG사 ↔ 하위대행업체 ↔ 가맹점 |
정산 경로 | PG사 → 가맹점 계좌 | PG사 → 하위대행업체 계좌 → 가맹점 계좌 |
가맹점의 청구 상대방 | PG사 | 하위대행업체 (PG사에는 직접 청구 곤란) |
자금 보호 장치 | 전자금융거래법의 규율 | 미등록이면 사실상 없음 |
주된 위험 | PG사 부도 | 중간 대표의 유용·잠적 |
핵심은 계약의 상대성입니다. 민법상 채권은 계약을 맺은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가맹점의 정산금 청구권은 하위대행업체에 대해서만 존재하고, PG사는 「우리는 계약대로 하위대행업체에 전액 지급했다」고 말하면 원칙적으로 그것으로 끝입니다.
건설 하도급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원청이 하청 인력업체에 노임을 전액 지급했는데 하청 대표가 그 돈을 들고 사라진 상황에서, 근로자가 원청을 찾아가 「우리가 일했으니 달라」고 할 수 있느냐는 문제이지요. 물론 근로자들이 떼를 쓰면, 원청이 이른바 <직불>처리하는 경우도 현실에서는 자주 발생합니다만, 상거래에서 그러한 떼는 잘 통용되지 않습니다.
그 돈은 누구의 돈인가 — 하위대행업체 대표의 형사책임
이제 본론입니다. 하위대행업체가 정산금을 가맹점에 주지 않았을 때, 그것은 단순한 채무불이행일까요, 범죄일까요.
갈림길은 하나입니다. 그 돈이 누구의 돈이었는가.
빌린 돈을 못 갚는 것은 민사입니다. 그러나 목적과 용도가 정해진 채 맡겨진 돈을 임의로 써 버리는 것은 형사입니다. 정산금은 애초부터 「가맹점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용도로 건네진 돈이지, 하위대행업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기 재산이 아닙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으로 의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형이 크게 올라갑니다.
다만 이 지점은 늘 다투어집니다. 계약서에 「정산금은 대행사의 고유재산으로 하고 대행사는 가맹점에 대하여 금전채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적혀 있다면, 방어하는 쪽에서는 「그렇다면 이는 소비임치 내지 금전채무일 뿐 보관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게 됩니다. 계약서 문언과 실제 자금관리 방식이 승패를 가릅니다.
문제되는 죄명은 횡령 하나가 아닙니다.
문제되는 행위 | 죄명·조문 | 법정형(개요) |
맡은 정산금을 개인·다른 용도로 유출 | 업무상횡령(형법 §356), 5억 원 이상이면 특경법 §3 | 10년 이하 등, 특경법 적용 시 가중 |
처음부터 정산할 의사·능력 없이 가맹점을 모집 | 사기(형법 §347), 특경법 §3 | 〃 |
등록 없이 결제·정산을 대행 | 전자금융거래법 §28②4호 위반 → §49 벌칙 | 무등록 전자금융업 |
카드거래를 대행 | 여전법 §19⑤5호 위반 → §70③4호 |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
다른 가맹점 명의로 카드거래 | 여전법 §19⑤3호 → §70③3호 | 〃 |
가맹점 명의를 빌려줌 | 여전법 §19⑤4호 → §70④6호 |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
매출 없이 거래를 꾸며 자금 융통(속칭 카드깡) | 여전법 §19⑤1호·2호, §70③2호 |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
빼돌린 돈을 상품권 등으로 세탁 |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 별도 처벌·몰수추징 |
이 가운데 실무에서 가장 잘 놓치는 것이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제5항 제5호입니다.
이 조항은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를 대행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대행」이 왜 금지되느냐고 의아하실 것입니다. PG사는 바로 그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 답이 같은 항의 단서에 있습니다. 단서는 「결제대행업체의 경우에는 제1호·제4호 및 제5호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대행이 허용되는 것은 「신용카드업자와의 계약에 따라」 대행하는 정식 결제대행업체뿐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하위대행업체는 카드사와 계약한 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는 여전법 제2조 제5호 나목의 결제대행업체가 아니고, 단서의 예외를 누리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주장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그가 한 「거래 대행」은 제19조 제5항 제5호에 정면으로 걸리고, 제70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여지도 있는 것이지요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하위대행업체는 PG사와 함께 전체적으로 결제대행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므로 PG사의 결제대행업체적 지위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여전법 제19조 제5항 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충분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법원의 종국적인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하위대행업체는 「돈을 떼어먹었을 때만」 범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떼어먹지 않아도 그 영업구조 자체가 이미 위법일 수 있습니다.
PG사와 차순위 대행업체는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가
그렇다면 위에 있는 PG사, 그리고 하위대행업체 아래에 또 붙은 <차순위 대행업체>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계약대로 돈을 넘겼을 뿐」이라는 항변이 언제까지 통할까요.
첫째, 방조입니다. 형법상 방조는 정범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면 성립하고,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합니다. PG사가 하위대행업체의 무등록 영업이나 이상 거래를 알면서도 수수료 수익 때문에 결제망을 계속 열어 두었다면, 「몰랐다」가 아니라 「알면서 눈감았다」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이상징후는 이제 기록으로 남습니다. 앞의 기사가 전하듯 금융감독원은 PG사가 제공한 가상계좌의 거래내역을 매월 수집·분석하고 있습니다. 특정 가맹점에 심야에 소액 입금이 수백 건씩 쌓이는 패턴, 업종과 맞지 않는 자금 흐름, 급격한 거래량 증가는 시스템에 남습니다. 내부 모니터링에서 이미 경보가 떴는데도 조치하지 않은 기록이 나오면, 그 기록은 그대로 고의의 정황증거가 됩니다.
여기에서 <가상계좌>라는 것이 나오니까 좀 뭔가 어려워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지금까지 PG사는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는 업체로 설명하고 있었는데, 가상계좌가 나오니 약간 혼돈스럽습니다.
그런데, PG사는 결제를 <대행>하는 업체로 그 결제방법은 신용카드결제일수도 있고, 무통장입금일수도 있고, 계좌이체 일수도 있고, 휴대폰 결제일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싸이트에서 물건을 사고 결제를 하려고 하면 결제창이 뜨고, 그 결제창에는 신용카드결제,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휴대폰결제 등 결제방법이 등장합니다. 이 결제창은 PG사가 제시하는 것이고, 그 결제창을 보는 사람은 고객이니, 결제와 관련하여 PG사가 <결제대행>을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PG사는 신용카드결제대행 뿐 아니라, 다양한 결제를 사업자 <대신해서> 진행하는 업체라고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런데 다음으로 드는 의문은 계좌이체나 무통장입금의 경우 왜 굳이 PG업체가 끼어서 결제를 대행하는 것일까요? 홈페이지에 그 사업주가 운용하는 계좌를 띄워놓고 물품대금을 송금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이런 경우에도 PG업체가 개입하는 것은 PG업체가 사용하는 이른바 <가상계좌>라는 것 때문입니다. 만약 쇼핑몰 통장 하나로 물품대금을 송금 받으면, 하루 수백 명이 같은 계좌에 입금할 것입니다. 그런데, 입금자명이 주문자명과 다르거나(가족 명의), 동명이인이거나, 같은 금액이 여러 건이면 어느 주문의 돈인지 사람이 일일이 맞춰야 합니다. 그러나, 은행 가상계좌를 쓰면 주문 1건마다 계좌번호가 다릅니다. 그러면 그 번호로 돈이 들어오는 순간 「주문 ○○번 입금 완료」가 자동으로 확정되고 쇼핑몰 서버로 통보되어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물품대금의 결제관리가 매우 수월합니다.
그리고 가상계좌는 은행 상품입니다. 은행과 직접 계약하려면 거래규모 심사, 전산연동 개발이 필요한데, 중소 쇼핑몰은 사실상 불가합니다. 그렇지만, PG사는 이미 여러 은행과 계약해 두었기 때문에 가상계좌를 만드는 것은 너무 수월합니다.
이러한 가상계좌의 사용 편의성, 필요성 때문에 계좌이체 결제, 무통장입금 결제에서 PG사가 이용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
셋째,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결제대행업체에게 직접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19조 제7항은 결제대행업체에게 ① 실제 판매자의 신용정보와 거래대행 내용을 카드사에 제공할 것, ② 실제 판매자의 상호와 주소를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할 것, ③ 소비자의 거래 취소·환불 요구에 따를 것 등을 요구합니다. 하부 가맹점의 정체를 확인하지 않은 채 결제창만 열어 주는 영업은 이 조항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넷째, 자금세탁방지 의무입니다. 전자금융업자는 특정금융정보법상 「금융회사등」에 포함되어 의심거래보고 의무를 집니다. 보고하지 않은 채 수수료만 받았다면 그 자체가 독립적인 위반이 됩니다.
다섯째, 차순위 대행업체의 지위는 더 나쁩니다. 사슬의 아래로 내려갈수록 등록은 없고 계약서는 부실하며 자금은 개인계좌를 오갑니다. 위에서 본 여전법 제19조 제5항 제5호(결제대행업체 외 신용카드결제대행 금지)와 전자금융거래법 제28조(무등록 전자금융업)의 문제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스스로는 「나는 영업만 했다」고 생각하지만, 법이 보기에는 무등록으로 남의 돈을 받아 나눠 준 사람입니다.
2024년 이후 달라진 것
한 가지 반가운 변화도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은 제25조의4를 두어, 등록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가 보유한 정산대상금액 전액을 은행 등을 통해 외부관리하도록 하고, 이를 전자지급결제대행 외의 목적으로 쓰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 자금에 대한 상계와 압류를 금지하고, 판매자 등에게 우선변제권까지 부여하였습니다. 선불충전금에 관한 제25조의2도 같은 취지입니다.
쉽게 말하면 「남의 돈은 회사 돈과 섞지 말고 따로 두어라」는 규율입니다.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정산금이 사업자의 운영자금으로 녹아 버리는 구조를 끊겠다는 것이지요.
다만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이 보호는 「등록한 전자금융업자」에게만 적용됩니다. 등록하지 않은 하위대행업체의 계좌에 들어간 돈에는 이 장치가 미치지 않습니다. 가맹점 입장에서 보면, 사슬의 한 칸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법의 보호막 밖으로 나가게 되는 셈입니다.
수수료가 싸다는 말이 왜 위험신호인가
마지막으로 실무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런 사건의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수수료를 더 싸게 해 드리겠다」, 「심사 없이 바로 열어 드리겠다」, 「가상계좌를 빨리 받아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구조에서는 그런 조건이 나올 수 없습니다. 카드사 수수료와 PG 수수료는 이미 정해져 있고, 그보다 싸게 준다는 것은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규제를 건너뛰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건너뛴 자리가 바로 나중에 형사사건이 됩니다.
그래서 가맹점을 운영하시는 분들께는 세 가지만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첫째, 정산금이 어느 계좌에서 들어오는지 보십시오. 정식 PG사 법인계좌인지, 처음 듣는 중간 업체 계좌인지가 핵심입니다.
둘째, 계약 상대방이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전자금융업자인지 확인하십시오. 등록 여부는 공개되어 있습니다.
셋째, 계약서에 정산금의 성격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보십시오. 「보관」인지 「채무」인지에 따라, 사고가 났을 때 형사고소가 가능한지 여부가 갈립니다.
그리고 가맹점을 소개해 주신 분들께 특히 말씀드립니다. 단순히 사람을 연결해 주었을 뿐인데도 공범이나 방조로 입건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소개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 경우 자신이 피의자가 아니라 속은 피해자임을 초기에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계약서, 대화 기록, 자금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결제 사슬은 길수록 편리하지만, 길수록 끊어질 곳이 많습니다. 그 사슬의 어느 칸에 서 계신지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는 **자본시장법**, **금융** 분야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 | 대표변호사 박기태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