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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증거] 포렌직 증거의 별건에 대한 증거능력

2026-10-13

「유관정보」로 가져간 휴대전화 속 별건 증거,

포렌직이 끝난 뒤 다시 압수할 수 있을까요?



「유관정보」로 추출된 데이터 속 별건 증거 — 포렌직 종료 후 재압수할 수 있는가

탐색 중 별건 증거를 발견하면 탐색을 멈추고 별건 영장을 받아야 한다(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그런데 수사기관이 그 절차를 건너뛰고 별건 증거를 「본건 증거(유관정보)」라며 압수했고, 포렌직이 끝난 뒤 그 압수물에 대해 다시 별건 영장으로 압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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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들 안녕하신지요?

이런 일은 없으셔야겠지만 (…….) 혹시 수사기관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압수당해 본 적이 있을까요? 휴대전화를 압수당했을 경우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일까요? 물론 내 사생활이 통째로 공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가장 크겠죠. 그래도 모든 사생활 내용이 범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고, 포렌직된 내용들은 수사기관 외 사람들에게 완전 공개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 두려움이 차차 진정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사생활 공개 외 또 어떤 것이 불안할까요? 아마도 「수사기관이 내 휴대전화를 통째로 들여다보다가 전혀 다른 사건까지 꺼내 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일 것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까다로운 장면 하나를 다뤄 보겠습니다. 수사기관이 <별건 증거>를 <유관정보>라는 이름표를 붙여 가져갔고, 휴대폰에 대한 포렌직이 끝난 뒤 그 파일을 대상으로 다시 별건 영장을 받는 경우입니다.

 

영장은 「그 사건」에 관한 것만 가져가라고 허락한 것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수사기관이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압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것을 <관련성>이라고 부릅니다.

대법원은 이 원칙을 분명히 했습니다. 영장 혐의사실과 관계없는 증거는 압수할 수 없고, <별도의 영장>을 받지 않는 한 관계없는 범죄의 유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8866 판결). 다만, 위 대법원 판결은 정황증거까지 관련성이 있다고 혐의 사실과 관계가 있는 <유관증거>의 범위를 넓혀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관계가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일까요?

· 객관적 관련성 —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사실 자체뿐 아니라 범행의 동기·경위·수단·시간·장소를 증명하는 정황증거까지 포함됩니다. 다만 「같은 종류의 범행」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안 됩니다.

·  인적 관련성 — 영장 대상자의 공동정범·교사범·필요적 공범 사건까지 미칩니다.

 

즉, 위와 같은 관련성이 인정되면 그 압수수색 영장으로 압수한 증거는 적법한 압수가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상장사에 대한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A범죄사실)에서 압수된 휴대폰에서 B회사에 대한 미공개정보 이용(B범죄사실) 문자메시지가 확인되었다고 가정합시다.

 

일단, B회사에 대한 미공개정보 이용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일응 위 문자메시지는 <별건 증거>로 보입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B회사에 대해서 미공개정보를 주고 받는 것을 보면, 이는 A회사에 대하여 미공개정보를 주고 받는 것에 대한 간접증거로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위 문자메시지는 A범죄사실에 대한 <유관증거>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 문자메시지가 <유관증거>가 되고, 혹은 <무관증거>가 되는 것이 어떤 차이를 불러올까요?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의 중요한 판결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무관정보>를 지우지 않고 수사기관이 계속 보관하는 것 자체도 위법이고(대법원 2022. 1. 14. 자 2021모1586 결정). 이미 집행이 끝난 영장으로 다시 집행할 수도 없다(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도8752 판결) 판시한 바 있습니다.

 

즉, A범죄사실에 대해서 압수한 위 문자메시지가 <무관정보>라고 한다면, 이미 포렌직이 종료된 후 수사기관이 <무관정보>를 지우지 않고 계속 보관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고, 그 결과 B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로 사용하는 것도 위법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그 <무관정보>를 지우지 않고 계속 보관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에 B범죄사실에 대하여 별도로 압수수색 영장을 받더라도 B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과연 위 문자메시지는 A범죄사실에 대하여 간접증거가 될 수 있으니 <유관증거>로 보아야 할까요? 아니면 그야말로 A범죄사실과 별건 범죄사실인 B범죄사실의 증거로서 <무관증거>로 보아야 할까요?

 

어렵습니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한 명시적인 판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A범죄사실에 대한 <유관증거>의 범위가 늘어날수록 영장주의라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 협소해지고, 결국은 인권보호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관증거>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힐 수 없다고 해야합니다.

 

별건과 관련하여 <유관증거>의 범위

(원칙) 별건 범죄사실과 관련하여서는 영장주의 원칙에 따라 별도의 영장을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임

(예외) ① 만약 본건 범죄사실과 별건 범죄사실이 기본적사실관계가 동일한 경우 그 증거, ② 봄건 범죄사실과 별건 범죄사실이 공범관계에 있는 경우 그 증거는 별건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별도의 영장을 받을 필요없는 <유관증거>가 됨

 

만약 탐색 도중 별건 증거를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탐색을 멈추고 별건 영장을 받으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결정).

 

포렌직이 끝나면 남은 정보는 「지워야 할 정보」가 됩니다

 

휴대전화 압수는 보통 이렇게 진행됩니다. ▲ 전체를 복제(이미징)한 다음 키워드로 관련 파일을 골라내고, ▲ 키워드로 1차 선별된 증거를 보면서 <유관증거>, <무관증거>를 걸러내고, ▲ 걸러내진 <유관증거>를 대상으로 상세목록을 작성하여 피압수자에게 건넨 뒤 ▲ 나머지는 지웁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 두 개 있습니다. 포렌직이 끝난 뒤 남은 복제본을 대상으로 새 영장을 받아 별건 증거를 찾는 것은 <위법>이고, <사후영장으로도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도17532 판결).

이해가 되나요? 영장은 「한 번 쓰면 끝나는 입장권」이고, 포렌직이 끝난 복제본은 <새 수사를 위한 자료창고>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숫자를 넣어 따라가 보겠습니다

 

가상의 사례입니다. 회사 대표 甲이 회삿돈 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휴대전화를 압수당했습니다.

시점

무슨 일이 있었나

2026. 3. 2.

甲의 휴대전화 압수. 영장 혐의 = 2025. 5. 회사자금 5억 원 횡령

3. 2.~3. 10.

복제 → 전체 파일 10,000개 중 키워드 선별

3. 10.

300개를 「유관」으로 추출, 상세목록 교부, 나머지 9,700개 삭제 → 포렌직 종료

5. 1.

수사관이 300개를 다시 보다가 별건 단서를 발견

 

이 300개 안에서 별건 단서가 나온 모습에 따라 결론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 진짜 유관정보이고 별건도 관련이 있는 경우입니다. 

카카오톡 대화에 「甲이 횡령한 5억 중 1억은 구청 공무원 乙에게 인허가 사례로 줬다」는 내용이 있다고 해 봅시다. 이 대화는 횡령한 5억이 어디에 쓰였는지, 즉 횡령한 금원의 사용처와 관련된 증거입니다. 횡령죄에서 사용처는 횡령행위라는 요증사실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위 카카오톡 대화는 횡령죄에 있어 진짜 <유관정보>입니다.

 

그런데, 위 1억원의 사용이라는 내용에서 볼 때, 이는 <뇌물공여>라는 별건 범죄로도 연결됩니다. 그리고 횡령죄에서 횡령행위는 “1억원을 뇌물로 제공했다”이고, 뇌물공여에서 공여행위는 “1억원을 뇌물로 제공했다”이므로 “1억원을 뇌물로 제공했다”라는 측면에서 횡령죄와 뇌물공여죄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A범죄사실(횡령)에 대한 증거가 B범죄사실(뇌물공여)에 대한 증거가 되면서 기본적사실관계가 동일하다면 A범죄사실(횡령)에 대하여 영장으로 확보한 위 카카오톡 대화내용은 별도의 압수없이도 B범죄사실(뇌물공여)에 대하여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뇌물 1억은 같은 5억 돈 흐름의 일부이고, 공무원 乙은 甲과의 관계에서 뇌물공여, 뇌물수수 필요적 공범입니다. 결국 위 카카오톡은 B범죄사실(뇌물공여)에 대한 증거로도 사용되고, 나아가 이미 적법하게 가진 자료이니 <다시 압수할 필요 없이> 乙에 대한 뇌물수수의 증거로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둘째, 「유관」 이름표만 붙은 무관정보인 경우입니다. 

300개 중 엑셀 파일 하나가 2022년 다른 회사의 차명주식 장부였다고 해 봅시다. 횡령 5억과는 아무 연결이 없습니다. 이 파일을 「유관증거」로 해서 가져간 것부터가 위법한 압수이고, 5월에 이 사본을 대상으로 새 영장을 받아도 위법입니다. 이 엑셀을 보고 찾아낸 다른 증거(예: 차명주주의 진술)도 <2차적 증거>로서 원칙적으로 쓸 수 없습니다.

물론, 수사기관은 위 엑셀파일은 횡령 범죄사실의 간접증거가 된다고 주장하면서 <유관증거>라고 주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위 엑셀파일은 다른 회사의 차명주식 장부로서 위 횡령 범죄사실과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것도 아니고, 공범관계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이는 <무관증거>로 보아야할 것이며, 별도의 범죄에 대한 증거로 쓰려면, ① 포렌직이 종료되기 전에, ②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통하여 압수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수사기관에 남은 길은 세 가지뿐입니다

 

위 두번째 경우에도 수사기관이 완전히 손을 놓는 것은 아닙니다.

남은 길

조건

원본 대상 새 영장

甲이 아직 가진 휴대전화 원본을 별건 혐의로 새로 압수 — 다만 위법한 사본에서 얻은 단서로 청구했다면 다툴 여지

환부 후 임의제출

돌려준 뒤 스스로 내게 하는 것 — 임의성은 검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함(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도11233 판결)

독립된 출처

문제의 파일과 무관하게 따로 확보한 증거

 

첫번째, 새로운 범죄혐의(B범죄사실)로 영장을 발부받은 뒤 휴대전화 그 자체를 다시 압수하는 방법이 상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위법하게 된 <무관증거>를 통해서 확인한 사실을 기초로 새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기 때문에 이 역시 독수독과의 원칙에 저촉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두번째, 피의자에게 위 휴대폰을 환부한 뒤(돌려준 뒤), 피의자로부터 임의로 제출받아 다시 압수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이 부분과 관련하여 위 임의제출의 <임의성>이 여전히 의심되고, 이 <임의성>은 검찰이 증명해야합니다.

 

세번째, A범죄사실의 수사진행과 무관하게 별도로 확보하는 경우를 상정해볼 수 있습니다. 즉, 피의자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는데, 피의자가 그 휴대폰을 지인에게 맡겼고, 그 지인이 공익적 차원에서 범죄제보의 형식으로 수사기관에게 위 휴대폰을 임의제출했을 경우가 바로 그러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승부는 「그 파일이 정말 본건과 관련 있었느냐」에서 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  진짜 유관정보이고 별건도 관련 있으면 — 그대로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  이름표만 「유관」인 무관정보라면 — 처음 압수부터 위법이고, 포렌직 뒤 새 영장으로도 고쳐지지 않습니다.

 

휴대전화를 압수당하셨다면 <전자정보 상세목록>부터 챙기십시오. 어떤 파일이 무슨 이유로 「유관」으로 분류됐는지, 별건 영장이 원본을 대상으로 했는지 사본을 대상으로 했는지가 증거능력을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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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 | 대표변호사 박기태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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