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야기
[이혼 시 비상장주식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
2026-09-15
1. 서론 : 비상장주식 재산분할의 패러다임 변화
최근 고액 자산가 및 벤처기업 창업자의 이혼 사건에서 비상장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 재산분할의 주축이 부동산이나 예금 등 ‘유형 자산’이었다면, 이제는 비상장주식, 지적재산권, 가상자산 등 ‘무형·폐쇄적 자산’으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상장주식은 공개시장에서의 거래가 제한적이고 경영권과 직결되어 있어 분할 방식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그간 실무에서는 회사의 폐쇄성을 근거로 주식을 보유한 배우자가 지분을 유지하되 현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현금정산)’ 방식이 관행적으로 채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액 현금정산 방식은 경영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거나 정산금 마련을 위한 주식 처분 과정에서 경영권 위협 및 회사의 존속가치 훼손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이에 대하여 최근 대법원은 비상장주식이 분할대상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건에서 전액 현금정산을 명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하면서 비상장주식 재산분할 방식에 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4므16033, 2024므16040 판결). 이하에서는 그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2. 대법원 판결의 의의 : ‘대상분할 우선 원칙’과 ‘현물분할 혼용 가능성’의 조화
대법원은 ▲ 비상장주식이 공개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가격형성이 어렵고, 특히 소수지분의 환가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대상분할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 대상분할 방식이 “실질적 형평”에 반하는 경우에는 현물분할을 혼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가 정산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사실상 비상장주식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경영권 상실, 유동성 부족, 세금 및 비용 부담 등의 중대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여 전액 현금정산을 명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하였습니다.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4므16033, 2024므16040 판결 |
법원은 재산분할 사건에서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재산의 형성에 기여한 정도 등 당사자 쌍방의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므1486(본소), 1493(반소) 판결,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구체적 사건에서 현물분할, 경매분할, 채무의 인수를 명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부부 공동재산 중 특정재산을 배우자 일방의 소유로 하고 그 배우자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일정액의 금전을 지급하게 하는 방식[이른바 '대상분할(代償分割)'] 또는 그 혼합적 형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합한 재산분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비상장주식은 그 거래가 통상 내부자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공개시장에서 경쟁을 통하여 자유로운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상장주식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경우 비상장회사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 부부 일방이 소수의 비상장주식을 현물로 분할받게 되면, 분할받는 당사자로서는 비상장회사의 폐쇄성으로 인해그 소수의 주식을 적정한 가격으로 환가하기 어렵게 되고, 이를 이용하여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수 주식을 보유한 다른 부부 일방에 의한 회사가치 훼손행위 또는 경영상 판단에 따라 비상장주식의 가치가 좌우되는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법원이 비상장주식에 관하여 재산분할의 방법을 정할 때에는 당사자들이 비상장주식의 분할 방법에 관하여 합의를 하였거나 그 객관적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급적 대상분할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재산분할 사건이 가사비송사건으로서 법원의 후견적 재량이 강조된다는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부부 공동재산을 당사자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에 부합하도록 청산·분배하는 재산분할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법원은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방법으로 재산분할을 명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러므로 오로지 대상분할 방식으로 재산분할을 명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는 대상분할 방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물분할 등 여러 종류의 재산분할 방법을 혼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
3. 현물분할 이후의 후속적 법률 쟁점 : 이혼 이후의 ‘불편한 동거’
비상장주식 현물분할이 확정되는 경우, 이것은 가사 사건의 종료가 아니라 본격적인 ‘기업 분쟁’의 시작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정관상 양도제한이나 주주간계약상 우선매수권, 동의권, 처분제한 등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법원이 비상장주식 현물분할을 명하는 경우, 그에 따른 주식 이전이 정관 또는 주주간계약상 제한을 적용받는지, 회사가 명의개서를 거부할 수 있는지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법원이 비상장주식 현물분할을 명하는 경우 소수주주가 전 배우자는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 주주제안권,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 대표소송 등 각종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회사의 경영진에게 ‘상시적인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4. 결론 : 이제는 ‘사전 점검’과 ‘치밀한 전략’의 시대
대법원 판결은 비상장법인의 오너와 경영진에게 중대한 교훈을 남깁니다. 이혼은 이제 개인사를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를 흔드는 가장 위협적인 ‘경영 리스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대법원이 비상장주식 현물분할의 가능성을 열어둔 이상 비상장법인의 오너와 경영진은 경영권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사전에 지배구조 방어 장치를 구축하고, 재산분할로서 소수주주가 된 전 배우자의 소수주주권 행사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의 회사는 이혼이라는 변수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기업의 가치와 경영권을 지키는 것은 사후 처방이 아닌, 치밀한 사전 전략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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