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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전문변호사] 대법원 판결로 보는 임대차 갱신·해지 4가지 반전 포인트

2026-09-21

"이제 제가 살 거니까 나가 주실래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입니다.

주거는 단순한 경제활동을 넘어 생활 전반의 토대이다 보니 정책과 판결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입니다. 전세금 상승, 주거 안정 대책 등 관련 뉴스도 끊이지 않아 무엇이 맞는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또 전세나 월세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곤 합니다. 특히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내가 직접 들어와 살 계획이니 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으면 아찔해집니다.

이럴 때 양쪽 모두 ‘법대로 하면 내가 유리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대법원 판결들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상식과는 사뭇 다른 ‘반전 포인트’가 숨어 있습니다. 주거 안정과 재산권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임대차 계약의 갱신·해지 과정에서 마주칠 수 있는 쟁점들을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을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알아두면 좋은 기본 개념

계약갱신요구권: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1회에 한해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기간은 2년이며, 차임·보증금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 범위(증액 5% 이내)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갱신된 임대차의 해지: 갱신된 임대차에 대해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제6조의2).

묵시적 갱신: 임대인이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거절 등의 통지를 하지 않으면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한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제6조).

 


1. 임대인의 “내가 들어가 살겠다”는 통보에는 ‘진심’임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말로만 “내가 살 것이니 계약 기간이 끝나면 나가 달라”고 하면, 임차인은 무조건 나가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는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이지만(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 이에 해당한다는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실거주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의사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사인지, 말뿐인지는 어떻게 가릴까요?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판단합니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 임대인의 주거 상황, 임대인과 그 가족의 직장·학교 등 사회적 환경

-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를 가지게 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경위

- 갱신요구 거절 전후 임대인의 사정, 그리고 실거주 의사와 배치·모순되는 언동이 있는지

- 기존 주거지에서 이사하기 위한 준비의 유무와 내용 (예: 기존 주택의 처분, 전학, 인테리어 견적 등)

 

실제 사건에서 임대인 측은 갱신을 거절하기 전에는 본인과 배우자·자녀가 거주하겠다고 했다가, 소송에서는 본인 또는 부모가 거주하겠다고 했고, 이후에는 배우자가 거주하고 부모는 인근 다른 아파트에 살 계획이었으나 갱신요구 때문에 부모가 거주하기로 했다는 취지로 주장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바뀐 데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없었고, 부모가 이사하려는 이유로 든 병원 진료도 최근 11년 동안 1년에 1~5회 정도 통원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실거주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고 통상적으로 수긍하기에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보아, 갱신거절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실거주 주장은 갱신을 거절한 이후의 행동으로도 검증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해 놓고,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제6조의3 제5항).

따라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려는 임대인이라면 주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이사 준비 등 실제 계획을 뒷받침할 자료를 갖춰 두어야 합니다. 임차인이라면 임대인의 설명이 오락가락하지는 않는지, 준비 정황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갱신요구권으로 계약을 갱신한 후 임차인은 갱신된 기간이 시작되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해지를 통지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계약을 연장한 뒤,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급히 이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임대인은 “아직 갱신된 계약 기간이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해지할 수 없다”거나 “갱신된 기간이 시작된 날부터 3개월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갱신된 임대차에 대해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합니다(제6조의2). 대법원은 임차인의 갱신요구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때 갱신의 효력이 발생하고, 갱신된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해지를 통지했더라도 그 효력은 통지 후 3개월이 지난 때 발생하며, 갱신된 기간의 개시일부터 다시 3개월을 세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3다258672 판결).

실제 사건에서는 임대차 기간이 2021. 3. 9. 끝날 예정이었고, 임차인의 갱신요구가 2021. 1. 5., 해지 통지가 2021. 1. 29. 임대인에게 도달했습니다. 원심은 갱신된 기간이 시작되는 2021. 3. 10.부터 3개월이 지난 2021. 6. 9.에 해지 효력이 생긴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통지가 도달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난 4월 말이 기준이라고 보았습니다. 한 달 이상 차이가 나는 만큼 차임 정산 기준일과 보증금 반환 시점이 달라집니다.

임차인은 해지의 효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임대차가 유지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통지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을 내용증명 등으로 증거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고도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변수를 고려해 보증금 반환 자금 계획을 세워 두어야 합니다.

 


3. 월세를 올려 달라는 요구만으로는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임대차 기간이 끝난 뒤 임대인이 “월세를 올려 달라”고만 요구하고, 계약을 끝내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은 임대인의 차임증액청구권이 임대차가 존속함을 전제로 행사하는 권리이므로, 기간 만료 후 증액을 청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임대인이 더 이상 임대차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민법 제639조 제1항의 이의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다315046 판결). 이의가 인정되려면 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임대인의 의사를 객관적으로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임대차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주의: 이 판결은 상가건물 임대차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보증금과 차임 환산액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범위를 넘어 민법이 적용된 상가건물 임대차입니다. 주택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가 별도로 규율합니다. 임대인이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거절 통지 또는 “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지를 하지 않으면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된 것으로 보므로(존속기간 2년), 주택에서는 그 기간 안의 통지 여부가 결정적입니다.

계약을 끝내고 싶은 임대인이라면 증액 논의에 앞서, 적어도 증액 청구와 함께 종료 의사를 서면으로 분명히 남겨야 합니다. 판결에 따르면 이의는 묵시적으로도, “증액하지 않으면 임대차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조건부로도 할 수 있으므로, 예컨대 “증액에 응하지 않으면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취지를 내용증명 등으로 명확히 밝혀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4. 집주인이 바뀌어도 ‘실거주’라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단, 정해진 기간 안에).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 종료 이전에 주택을 매도한 경우, 매수인은 기존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까요? 많은 임차인이 “이미 전 집주인에게 갱신을 요구했으니, 그 당시에는 소유자도 아니었던 새 주인은 나를 내보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유권을 취득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매수인은,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안에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전 주인에게 먼저 갱신을 요구했다는 사정만으로 이 거절이 막히지는 않습니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판결). 다만 이 기간이 지난 뒤에는 실거주를 이유로 한 거절이 어렵고, 1번에서 본 것처럼 실거주 의사의 진정성은 새 임대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제도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2021다266631 판결 참조).

“임차인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하여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임대인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익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

결국 임차인의 주거생활 안정을 보장하면서도 임대인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법원은 계약서 문구나 말뿐인 통보가 아니라 ‘실질’과 법이 정한 ‘절차’를 함께 봅니다. 집주인의 실거주 주장은 구체적인 사정으로 그 진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임차인의 해지는 통지가 도달한 때를 기준으로 3개월 뒤 효력이 생기며, 임대인의 의사는 객관적으로 드러난 표시를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법이 정한 기간 안에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법은 어느 한쪽의 편을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절차를 지키고 진실하게 행동한 사람을 보호합니다.

계약 갱신을 앞두고 계신 여러분, 법의 보호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신가요? 오늘의 글이 소중한 주거 안정과 재산권 보호를 위한 든든한 가이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 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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