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쟁・조세
[조세전문변호사] 매입세액과 사업관련성 - 사업에 쓴 돈인데도 부가세 환급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요?
2026-10-07
"사업에 쓴 돈인데 왜 환급이 안 될까?"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은 '매출세액 − 매입세액'으로 계산합니다. 사업자는 자기가 만들어 낸 부가가치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고, 앞 단계에서 이미 부담한 세액은 빼 주는 구조입니다. 이를 '전단계세액공제' 방식이라고 합니다.
위와 같이 부가가치세법상 매입세액을 공제받기 위해서는 해당 거래가 ‘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하였거나 사용할 목적이어야 하고, 법률상 사업 관련성의 범위는 비교적 폭넓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회사 업무와 관련된 비용에 대하여 세무서로부터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나 환급을 거부당하는 경우를 겪기도 합니다. 이는 사업 운영에 필요한 목적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따른 해석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대법원은 납세자의 주관적인 의도나 계약서상의 형식적 명의보다는 개별적이고도 객관적인 판단기준으로서 지출의 목적과 경위, 사업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주요 판례 분석을 통해 여러분의 지출도 사업관련성을 인정받아 공제를 받을 수 있을지 살펴볼까요?
사례 1 : 주식을 인수하기 위한 컨설팅 비용(사업 추진 필수 비용)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하여 분양을 추진하던 시행사는 사업 구역 내 대부분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토지 소유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기 위해 지출한 컨설팅 용역 대금에 대해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를 신청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주식 인수를 단순한 자본 거래나 금융 거래로 보아 관련 용역비의 매입세액을 불공제 처분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사업 구역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토지의 소유권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토지를 인수하기 위한 방식으로 토지소유자인 법인의 주식을 인수하는 것이 역시 필수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에 소요된 컨설팅 용역비 역시 사업 수행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지출로서 사업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결했습니다.
과세관청은 관행적으로 주식 취득을 비과세·면세 대상인 '금융·자본 거래'로 한정하여 바라보았지만, 위 주식의 취득이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토지를 매수‘하는 것이라는 점이라면 사업 관련성을 인정받아 부가가치세의 매입세액에서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0두12552 판결
사례 2 : 수주를 위한 설계비라도 '들러리 입찰'이라면 불공제! (불법·부당행위의 한계)
한 건설사가 특정 사업자의 낙찰을 돕기 위한 소위 '들러리 입찰'에 참여하면서, 형식적인 입찰 구색을 맞추기 위해 설계용역 비용을 지출하고 이에 대한 매입세액 공제를 요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정상적인 수주 활동이나 공정한 경쟁 과정에서 지출된 비용이 아니라, 타인의 낙찰을 돕기 위해 담합 형태로 이루어진 '들러리 입찰' 관련 지출은 법률상 정상적인 사업 수행에 필요한 비용으로 볼 수 없기 떄문에 공제할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세법상 매입세액 공제의 전제가 되는 '사업 관련성'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정상적이고 공정한 사업 활동을 전제로 합니다. 들러리 입찰이 다음의 입찰을 받기 위한 수단이라고 하더라도 위법·부당한 목적을 위해 지출된 비용은 사업 수행에 객관적으로 필요한 지출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두31570, 31587 판결
사례 3 : 해외 본사로부터 수리를 위한 부품을 가져왔더라도 불공제! (단순 이행보조의 함정)
해외 회사가 국내 고객사에 장비를 공급한 후 발생한 하자 보증 및 부품 교체를 위해, 국내 서비스 대행 법인이 무상 반입한 부품을 수입 신고하고 관련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를 신청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하자 보증 및 부품 공급 거래의 실질적인 경제적 귀속 주체는 해외 판매회사와 국내 고객사이며, 국내 서비스 대행 법인은 단지 하자 보증 의무의 '이행을 보조하는 지위'에 불과하기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서비스 대행 법인의 행위는 ‘자기의 사업’이 아닌 다른 회사를 위한 행위라는 것이어서 사업 관련성이 부인되며, 해당 수입세금계산서 역시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세관 신고나 수입 서류상 명의가 누구인지 형식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해당 거래로 인한 최종 경제적 손익과 위험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가 핵심입니다. 이렇게 단순한 업무 대행이나 이행보조 구조에서 타인의 거래를 자신의 매입으로 처리하는 형식적 거래 재구성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 대법원 2026. 9. 23. 선고 2026두30644 판결
사례 4 : 매입세액 불공제는 이해하지만, 매출세액까지 가산할 필요는 없음
과세관청이 계열사 간 공동경비(인건비, 광고선전비 등) 정산 과정에서 세법상 분담기준을 초과하여 지출된 금액에 대해 매입세액을 불공제 처분한 후 초과 지출액만큼 상대방 계열사에 별도의 용역을 제공한 것으로 간주하여 매출세액까지 새로 가산 부과했습니다.
이에 대법원 공동경비 분담기준을 벗어나 매입세액이 부인되는 것은 단지 해당 지출의 사업 관련성이 없어 '매입세액을 공제하지 않을 뿐'이며, 그러한 사정만으로 계열사 사이에 별도의 유상 용역 공급 관계가 성립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과세관청의 가산부과를 취소하였습니다.
매입세액 불공제는 지출 단에서의 '과세표준 및 공제 세액의 조정'의 문제일 뿐, ‘가공의 유상 용역 공급’을 만들어 내어 매출세액을 가산하는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매입 단의 불공제 결과가 자동적으로 매출 단의 세금 부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세법상 엄격 해석의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두55605 판결)
실무자를 위한 필수 체크포인트
매입세액 공제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고 과세관청과의 불필요한 조세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기업의 재무·회계 실무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핵심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계약서상의 당사자 명의나 세금계산서 수수 여부 등 형식적 요건에 의존하지 마세요. 지출의 실질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지출을 통해 창출되는 경제적 이익과 위험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사전에 정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 반대로 내가 직접 경제적 이익의 주체가 아니라면 서류를 내 이름으로 하는 것이 맞는지 검토하세요.
* 사업과의 직접적 필요성을 입증할 객관적 증빙 사전 확보해야 합니다. 지출 발생 당시 해당 비용이 기업의 사업 수행 및 매출 창출에 왜 직접적으로 필요했는지를 입증할 구체적 자료를 적기에 구비해야 합니다. 계약서, 컨설팅 보고서, 이사회 의결록, 사업계획서 등 객관적 증빙 서류를 체계적으로 보관·관리하는 것이 세무 조사에 대비하는 가장 확실합니다.
* 과세관청의 처분이라고 무조건 인정하지마세요. 과세관청의 처분의 근거를 꼼꼼히 분석하고, 대응해야합니다.
과세관청의 처분에 앞서 계약서, 신고서 등을 작성하고, 혹시 과세관청으로부터 처분을 받았다면 지출의 사업 관련성을 정밀한 법리로 입증하는 과정은 조세 전문 변호사 등 전문가의 다각도 법률 검토와 전략적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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