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건
[형사전문변호사_압수수색] 압수수색 절차의 위법과 준항고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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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은 언제 끝나는가 — 「중지와 재개」가 남긴 숙제
들어가며
구독자님들 안녕하신지요? 수사기관이 아침에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압수·수색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집행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에, 그것도 원래 영장에 적힌 사무실이 아니라 호텔 커피숍에서 물건을 넘겨받아 갔습니다.
이 압수는 적법할까요?
「영장에 적힌 장소가 아니니 당연히 위법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법원의 답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장소는 문제가 없었고, 정작 발목을 잡은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7. 24.자 2020보7 결정을 살펴보겠습니다. 2020년에 있었던 어느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둘러싼 준항고 사건입니다. 압수·수색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쟁점들이 한 사건에 모여 있어, 교과서처럼 읽을 만한 결정입니다.
사실관계 — 「들어가지 못한 압수수색」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일자 | 벌어진 일 |
2020. 4. 27. | 검사가 강요미수 혐의로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발부받음 |
2020. 4. 28. 09:00 | 검사는 언론사 13층 보도본부에서 보도본부장에게 영장을 제시하고 집행 착수. 그러나 소속 기자 여러 명이 몰려와 구호를 외치며 농성하여 집행 불능 |
같은 날 | 검사가 유사한 내용의 추가 영장을 발부받음 |
2020. 4. 29. 06:30 | 신규 인력 14명이 건물에 진입했으나 13층 출입문에서 다시 막힘. 검사는 12:10경 추가 영장만 제시 |
2020. 4. 30. 01:00 | 검사는 보도본주장과 압수수색 협의 중, 회사가 이미 피의자로부터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1대를 받아 6층 금고에 보관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됨 |
2020. 4. 30. 새벽 | 회사는 검사에게 「자체 진상조사 중이니 5. 11. 이후에 압수해 달라」고 요청 → 검사가 수용. 금고를 봉인하고 보도본부장에게 간수하게 한 뒤, 「압수수색 중지 통지 확인서」를 받고 철수 |
2020. 5. 14. 17:15 | 검사는 호텔 1층 커피숍에서 보도본부 부본부장을 만나 영장을 제시하고 봉인된 압수물을 제출받아 압수 (제1처분) |
2020. 5. 22. | 포렌식 절차 (제2처분). 피의자와 변호인이 참관하러 왔다가 이의를 제기하고 참관을 중단, 검사도 절차를 진행하지 않음 |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을 사정이 있습니다. 4월 28일 그날, 피의자의 주거지에서는 별도의 영장으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주거지 집행이 끝나갈 무렵(이미 회사에서는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었음) 검사가 피의자에게 「회사 압수수색에 같이 갈 것인가」 물었고, 피의자는 변호인과 통화한 뒤 가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유는 이랬습니다. 현장이 대치 중이라 어차피 정상적인 집행이 어려울 것 같았고, 집 앞에 다른 언론사 취재차량이 대기하고 있어 노출이 부담스러웠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가지 않겠다」는 한마디가 나중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쟁점 — 피의자가 다툰 네 가지
피의자(준항고인)는 네 가지를 들어 압수처분의 취소를 구했습니다.
영장 제시를 받은 적이 없다
유효기간이 지난 뒤 집행되었다
영장에 적힌 사무실이 아니라 호텔에서 압수하여 장소적 범위를 벗어났다
사전 통지와 참여권을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
법원의 태도
가. 유효기간 — 「착수」의 기한일 뿐입니다
먼저 유효기간입니다. 법원은 **영장의 유효기간은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기한일 뿐, 그 안에 「종료」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착수한 뒤에는 사정에 따라 일시 중지했다가 재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지는 무한정 가능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중지도 원칙적으로 유효기간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못박았습니다. 이유가 설득력 있습니다.
유효기간을 정한 취지는 시간이 지나면 압수물이 다른 곳으로 옮겨질 수 있고, 기간을 정해두지 않으면 피압수자의 지위가 과도하게 불안해지기 때문인데, 이는 중지가 무한정 계속되는 경우에도 똑같이 생기는 문제다.
집행에 착수만 해놓고 무기한 중지해 버리면, 유효기간 제도 자체가 껍데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법원은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① 장소 폐쇄나 간수자 지정으로 압수물이 무단히 옮겨질 염려가 없고, ② 중지가 계속되어도 피압수자의 지위가 불안정해질 염려가 없거나, ③ <중지가 길어진 것이 피압수자 측 사정 때문인 경우>입니다.
이 사건이 딱 그랬습니다. 금고를 봉인하고 간수하게 했으니 ①이 충족되고, 5월 11일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이 회사 측이었으니 ③이 충족됩니다. 유효기간을 3일 넘겼지만 적법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나. 장소 — 「수색할 장소」와 「압수할 장소」는 다릅니다
두 번째 쟁점이 이 결정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입니다. <압수>와 <수색>은 다른 처분입니다. 압수는 물건에 대한 점유를 취득하는 것이고, 수색은 압수할 물건을 발견하기 위해 장소·물건·신체를 뒤지는 것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 영장이 수색·검증할 장소만 제한하고, 압수의 장소는 따로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게다가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소유자·소지자·보관자에게 물건의 제출을 명령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219조, 제106조 제2항).
그렇다면 피압수자가 물건을 제3의 장소로 가지고 나와 그곳에서 제출한 것만으로 곧바로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호텔 커피숍에서의 압수도 적법하다는 결론입니다. 여기서 피의자는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을 들고 나왔습니다. 압수 장소를 벗어난 압수는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례입니다. 그런데 법원은 그 사안과 이 사건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 사건 영장의 「압수할 물건」은 「압수·수색할 장소 내 보관 중인」 컴퓨터, 디스켓 등으로 규정되어 있어 개념상 특정 장소에 보관된 물건으로 한정되는 반면, 이 사건 영장은 압수 장소가 별도로 제한되어 있지 않고 압수할 물건이 특정 장소와 연관되어 규정되어 있지도 않다.
결국 갈림길은 영장 문언입니다. 「○○에 보관 중인 물건」이라고 적혀 있으면 장소가 물건의 개념에 붙어버리고, 그냥 「압수할 물건」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압수 장소는 열려 있습니다. 압수·수색을 당하셨다면 영장의 「압수할 물건」란 문구를 한 글자씩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 사전 통지와 참여권 — 여기서 갈렸습니다
앞의 두 쟁점을 모두 이긴 검찰은 세 번째에서 무너집니다. 법원은 먼저 대원칙을 확인합니다. <참여권은 압수·수색의 개시 단계부터 종료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전 과정」에 걸쳐 보장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그리고 이 사건의 핵심인 판시가 이어집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압수·수색의 집행을 <중지하였다가 재개하는 경우 그 재개에 앞서 피압수자와 변호인에게 그 재개 일시·장소를 통지하고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달리 최초 개시 전에만 통지하면 족하다고 보면, 수사기관이 집행 개시 후 중지하였다가 임의의 시점에 집행을 재개함으로써 참여권 규정을 잠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탈(潛脫)」이라는 표현을 쓴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착수만 해놓고 중지한 뒤, 피압수자가 방심한 틈에 재개해 버리는 것을 막겠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피의자가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은 어떻게 볼까요? 검찰은 그것으로 참여권 포기가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의자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현장이 대치 중이라 어차피 집행이 어려울 것 같았고, 언론 노출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사정을 아는 이상, 그 한마디를 「앞으로 있을 압수·수색 전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검찰 스스로의 행동도 지적합니다. 정작 포렌식 절차 전에는 피의자와 변호인을 불렀으면서, 그보다 앞선 제1처분 때는 부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검찰이 「급속을 요했다」고 항변한 부분도 배척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주장을 하지 않다가 나중에 꺼냈다는 점, 피의자가 이미 별건으로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상태였고 압수물은 금고에 있어 접근이 어려웠으므로 증거인멸 우려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필요하면 현장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9조)로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라. 영장 제시 — 「읽어주는 것」은 제시가 아닙니다
마지막 쟁점입니다.
검찰은 영장을 제시해야 할 「처분을 받는 자」란 압수할 물건을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므로, 물건을 보관하고 있지 않던 피의자에게는 제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여권을 부여해 영장 집행의 적정성을 감시하게 하려면 <그들이 영장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의자와 변호인에게는 반드시 영장을 제시해야>합니다.
이 사건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 흥미롭습니다. 포렌식 참관실에서 변호인이 영장 제시를 요구하자, 검사는 영장을 보여줄 수는 없고 「압수 장소를 확장하는 문구」 부분만 읽어주겠다고 했습니다.
변호인은 그것을 받아 적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제시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필요적 기재사항과 그와 일체를 이루는 사항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보여주어야 제시입니다. 일부 문구를 구두로 읽어주는 것은 제시가 아닙니다. 다만 법원은 균형도 잡았습니다. <회사 사무실에서의 집행 당시 피의자는 현장에 없었으므로, 그때 제시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1대에 대한 압수·수색 처분을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는 각했습니다. 유효기간도 통과했고 장소도 통과했지만, 사전 통지·참여권과 영장 제시에서 무너진 것입니다.
시사점
첫째, 다투실 곳은 「장소」가 아니라 「절차」인 경우가 많습니다
압수·수색을 당하시면 「영장에 없는 곳에서 가져갔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 결정이 보여주듯, 장소 주장은 영장 문언에 「○○에 보관 중인」이라는 한정이 붙어 있어야 힘을 받습니다. 그런 문구가 없다면 제3의 장소에서 제출받는 것도 적법할 수 있습니다.
반면 사전 통지, 참여 기회, 영장 제시는 요건이 명확하고 기록으로 남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이쪽이
훨씬 다투기 좋은 지점입니다.
둘째, 「중지와 재개」는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이 결정이 남긴 가장 실용적인 법리입니다. 압수·수색이 하루에 끝나지 않고 중단되었다가 며칠 뒤 재개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재개 전에 다시 통지하고 참여 기회를 주었는가가 핵심입니다. 최초 착수 전에 통지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저장매체 원본을 반출한 뒤 나중에 포렌식을 하는 경우를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법원은 이것을 개념상 「일시 중지(반출) 후 재개(포렌식)」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반출과 포렌식 사이에도 압수·수색 절차는 계속되고 있고, 그 사이에 참여권이 살아 있다는 뜻입니다.
셋째,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은 그날 그 집행에 한정됩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가 참여를 포기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결정은 그 포기의 범위를 말한 당시의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장이 혼란스러워서, 언론 노출이 걱정되어서 그날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을 <이후 몇 주에 걸친 전 과정의 포기로 확대할 수는 없습니다>. 포기 의사를 다투실 때 그 당시 무슨 이유로 그렇게 말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영장은 「보여달라」고 요구하십시오
일부 문구만 읽어주는 것은 제시가 아닙니다. 요구하셨는데도 보여주지 않았다면, 그 사실 자체를 기록으로 남겨 두십시오. 이 사건에서도 <변호인이 언제 어떤 요구를 했고 검사가 어떻게 답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진술이 신빙성을 인정받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다섯째, 준항고는 「처분」을 특정해서 다투셔야 합니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구체적인 처분을 대상으로 합니다. 「수색이 위법했다」는 확인만 구하는 것보다, 실제로 이루어진 압수처분과 (있다면) 환부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편이 실효적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준항고인은 제1처분(호텔에서의 압수)과 제2처분(포렌식)을 나누어 특정하여 다투었고, 법원도 각 처분별로 적법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맺으며
이 결정은 「압수·수색이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가」라는, 얼핏 당연해 보이는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 압수·수색은 물건을 확보하면 끝나는 일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법원은 <저장매체를 가져간 뒤 포렌식으로 내용을 들여다보는 순간까지가 하나의 절차>라고 보았습니다. 그 긴 과정 내내 피압수자가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결정의 핵심입니다.
압수·수색 절차에서 억울한 일을 겪으셨다면, <언제 어떤 통지를 받았는지, 영장을 실제로 보았는지, 중간에 중단되었다가 다시 진행된 적은 없는지>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기록이 준항고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렇게 압수수색 절차의 위법을 다투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압수수색 절차의 위법을 다투는 과정에서 수사기관도 껄끄러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어 <아무거나 걸려라>는 식의 무차별적 문제제기는 오히려 수사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그동안 이 부분을 많이 다뤄본 전문 변호사를 통해 조력을 얻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
본 글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7. 24.자 2020보7 결정을 소재로 한 것으로, 결정문의 익명 표기를 대로 따랐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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