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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을 폐기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2026-09-09

대법원이 2024. 12. 19.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 중 ‘고정성’을 폐기함에 따라 통상임금은 2025년도 노사관계를 관통하는 가장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기준임금인데,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하여 통상임금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입니다. 이하에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1.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으로서의 고정성 요건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① 소정근로대가성, ② 정기성, ③ 일률성, ④ 고정성을 제시하면서, 재직자 조건 혹은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된 임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그 이후에도 대법원의 입장은 계속하여 유지되었습니다(대법원 2017. 9. 26. 선고 2017다232020 판결,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3다6080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대법원은 2024. 12. 19. 재직 조건이 부가된 상여금 및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된 상여금 등의 통상임금성과 관련하여 2개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을 변경하고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고정성’을 제외하였습니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 이하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



2.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의 주요 내용

가. 재직 조건이 부가된 상여금

(1) 사안의 개요

H보험㈜는 급여규정 및 보수협약 등에 따라 정기상여금(짝수 월), 설날·추석 상여금, 하계상여금을 지급하였는데, 위 각 규정에 “상여금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직원에 한하여 지급하며,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2) 판결의 주요 내용

대법원은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고정성 요건을 제외하면서, 그 논거로 ① 고정성 개념은 법령상 근거가 없다는 점, ② 통상임금 개념의 강행성에 반한다는 점, ③ 소정근로의 가치를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④ 통상임금의 사전적 산정 가능성을 약화시킨다는 점, ⑤ 연장근로 등 억제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대법원은 재직 조건부 임금,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경우에는 통상임금성이 인정되나,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통상임금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다만,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최소한도의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정한 경우 그 금액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합니다].


나.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된 상여금

(1) 사안의 개요

H㈜는 단체협약 및 상여금 세칙에 따라 격월 정기상여금(각 기준급여의 100%), 설날·추석 및 하기휴가 상여금(각 기준급여의 50%)을 지급하였는데, 상여금 세칙에 “기준기간 내 입사하여 15일 미만 근무한 자, 기준기간 내 실근무일수가 유·무결, 미승인결근, 조합활동 무급시간, 파업, 휴업, 사직대기, 휴직, 정직, 노조전임기간(무급) 등으로 15일 미만 근무한 자”를 상여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정하였습니다.


(2) 판결의 주요 내용

대법원은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볼 수 없음을 전제로 하여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조건(즉,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인 경우에는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가. 통상임금의 개념 변경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은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과 달리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고정성’을 제외하고 ① 소정근로대가성, ② 정기성, ③ 일률성만을 인정함으로써 통상임금으로 인정될 수 있는 임금의 범위를 확대하였습니다.


나.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을 재정립하면서 재직 조건부 임금,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 등의 통상임금성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재직 조건부 임금의 경우,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므로, 어떠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경우, 설령 근로자의 실제 근무일수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여 근로자가 이를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소정근로대가성, 정기성,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 한 통상임금에 산입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은 소정근로를 넘는 추가 근로의 대가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대법원은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하여 재직 조건부 임금과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한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을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하였습니다.


다. 적용 범위

대법원은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위하여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새로운 법리는 ‘이 판결 선고일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소급효의 원칙적 배제).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 및 이 판결 선고 시점에 이 판결이 변경하는 법리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 통상임금 해당 여부가 다투어져 법원에 계속 중인 병행사건에는 구체적 사건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사법의 본질상 새로운 법리를 소급 적용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소급효의 예외적 인정).


라.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사점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은 임금체계의 근간이 되는 통상임금 개념을 대폭 변경한 것인바,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형성된 임금체계와 노사합의 및 관행 등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결과 각 사업장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임금체계의 대폭적인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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