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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본시장

[『Too Big To Fail』과 함께하는 금융법 산책(9)]

2026-09-08

누가 리먼을 먹을 것인가

설리번 앤드 크롬웰의 미드타운 사무소에서 진행되고 있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리먼에 대한 실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토누치가 새로운 사태의 진전을 발견한 것이다. “JP모건이 새로 50억의 담보를 요구하고 있어요. 지금 제인 루소(JP모건의 브로커-딜러 부문 책임자)와 통화했는데, 바로 내일까지 전신으로 보내라는 겁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주말까지 100억이 될 수도 있답니다.”


 


  • INTRO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그 전에 이미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도 위기를 겪었지만,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였고, 그 때 미국 정부가 사실상 베어스턴스의 보증인이 됨으로써 금융위기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리먼브라더스는 베이스턴스와 비교도 않되는 대규모 IB였습니다. 그런 대형 IB가 파산으로 가게 된 것을 두고 후대 학자들 중 일부는 “정부의 실수다. 리먼브라더스도 베어스턴스처럼 정부가 리먼브라더스를 보증하여 다른 금융기관(당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영국의 바클레이스)이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하도록 하였다면 2008년 금융위기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정부는 이미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 인수에서 보증을 서주었고, 모기지 기관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을 국유화하였기 때문에 월가의 탐욕에 의한 나쁜 결과물을 정부가 구원해줌으로써 <모럴 헤저즈(Moral Hazzard)>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리먼브라더스보다 더 큰 규모로 미국 경제와 국민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던 보험회사 AIG의 부도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리먼브라더스의 위기에 직접 개입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부실자산 누적을 리먼브라더스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지만, 실제 리먼브라더스의 숨통을 끊어놓은 구체적인 기폭제는 금융 결제 시스템의 깊숙한 곳, 즉 <청산은행의 '담보 언와인드(Unwind)' 관행>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중 신용(Intraday Credit) 갈등>이었습니다.

 

당시 리먼 브라더스와 주 청산은행이었던 JP모건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금융 시장의 핵심 정산 메커니즘을 상세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 JP모건의 리먼브라더스에 대한 담보요구 (마진콜)

2008년 9월, 금융 시장은 전례 없는 공포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이 시기 리먼 브라더스의 청산은행이었던 JP모건은 리먼이 보유한 채권 등 자산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극도의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JP모건은 리먼에게 "내일까지 50억 달러, 그리고 주말까지 총 100억 달러의 추가 현금을 송금하라"고 독촉하는 초강수의 긴급 마진콜(Margin Call, 추가 담보 요구)을 보냈습니다. 당시 장외파생상품(OTC Derivatives)이나 레버리지 거래에서 자산 평가액을 매일 정산하는 <일일 평가(Mark-to-Market)> 제도가 작동하고 있었는데, 리먼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자산(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등)의 가치가 폭락하자 담보 부족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JP모건 측은 주말 동안 시장이 추가로 악화될 것을 염려해 담보 가치를 깎아내리는 비율인 <헤어컷(Haircut)>을 대폭 높이고, 평가 손실 예측치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만약 리먼이 약속된 시한 내에 이 막대한 현금을 송금(전신환, TT)하지 못한다면, <기한이익상실(EOD, Event of Default)> 통보를 받고 모든 거래 포지션이 강제 청산(Unwind)되어 즉각 파산할 위험에 처하게 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습니다.



  • 청산은행의 개념과 필요성

그렇다면 일개 민간 상업은행에 불과한 JP모건이 어떻게 당대 최고 투자은행 중 하나였던 리먼 브라더스를 굴복시키고 파산 여부를 결정지을 만한 거액의 담보를 요구할 수 있었을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금융시장의 중추 역할을 하는 <청산은행(Clearing Bank)>의 개념과 필요성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1. 청산은행이란 무엇인가?


청산은행은 금융기관들이 매일 벌이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채권, 주식, 파생상품 거래와 대규모 현금 결제를 중간에서 대행하고 보증해 주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중앙 정산소>입니다. 당시 JP모건은 리먼의 거래를 도맡아 처리하는 <주 청산은행(Primary Clearing Bank)>이었습니다.


2. 왜 굳이 청산은행을 이용할까?


(거래의 비효율성) 


수많은 금융기관이 서로 직접 1:1로 자금과 증권을 주고받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수백 개의 금융기관이 개별적으로 송금과 채권 인도를 처리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극도로 비효율적입니다. 만약 A가 C에게 100원을 줄 것이 있는 상태에서 청산은행 역할을 하는 B가 A에게 100원을 줄 것이 있고, B가 C로부터 100원을 받을 것이 있다면, 굳이 A는 C에게 돈을 송금해줄 필요없이, A-B-C가 서로 상계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만약 A-B간에 수많은 거래가 있고, B-C간에 수많은 거래가 있다고 하면 A와C간의 거래결과물을(즉, A가 C에 대한 채권을 B에게 양도하여) 기존 A-B와의 청산결제, B-C와의 청산결제로 정리하면 굳이 A-C간의 거래 결과물을 별도로 결제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청산은행은 수많은 금융기관의 거래를 간명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결제 리스크(상대방 부도 위험)) 

거래를 수행하는 거래주체는 "내가 돈을 보냈는데 상대방이 부도가 나거나 증권을 보내주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즉 <결제 불이행 리스크(Herstatt Risk)>에 늘 노출됩니다. 


이럴 때 청산은행은 거래주체를 대신해서 결제를 문제없이 선이행하고, 이후 거래주체에 대하여 그 정산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거래 대금을 받을 수 없다는 걱정을 계속 했던 거래주체가 선뜻 거래에 나설 수 있는 것이지요


(유동성 병목) 


한편, 수많은 거래를 하다보면 결제대금의 만기 때문에 거래주체가 가끔씩 결제 대금이 부족해지는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받을 돈이 수백만원 있는 거래주체가 그 돈을 받을 만기는 ‘내일’인데, 오늘 결제할 자금 10원이 없는 경우라면, 수백만원의 받을 돈을 두고도 10원의 미결제로로 인하여 부도(EOD)가 될 수도 있습니다.


청산은행은 바로 이러한 만기의 불일치로 인하여 결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결제주체에게 자금을 융통해주는 신용공여기관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 청산은행의 핵심 역할

결국 청산은행은 아래와 같이 전체 금융 시스템의 '심장 펌프' 역할을 수행하며 시장에 네 가지 구체적인 금융적 이점을 제공합니다.


1. 상계 정산 (Multilateral Netting)을 통한 유동성 절감


수많은 거래 기관 간의 매수 및 매도 포지션을 다자간 상계 처리하여 실제 결제해야 할 최종 차액만 주고받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100억 원을 줄 것이 있고 C로부터 90억 원을 받을 것이 있다면, 직접 거래 시에는 총 190억 원의 유동성이 돌아다녀야 하지만 청산은행을 거치면 최종 차액인 10억 원만 결제하여 시장 전체의 현금 요구량을 획기적으로 줄입니다. 

2. 인도 대 지급 (DVP: Delivery versus Payment) 방식으로 결제 위험 제거


돈만 먼저 입금되고 담보인 채권은 전달받지 못하는 상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현금 지급과 증권 인도가 실시간으로 동시에 일어나는 시스템(즉, DVP 시스템)을 제공하여 상대방의 신용 위험과 결제 실패 위험을 막아줍니다.


3. 일중 신용 (Intraday Credit) 공급으로 시장 가동성 유지


장중에는 시차나 결제 대금 회수 일정 불일치로 인해 특정 기관의 현금 잔고가 순간적으로 고갈될 수 있습니다. 청산은행은 장중에 <일중 신용(낮 동안 임시로 대여해 주는 대납 자금)>을 수십억~수백억 달러 규모로 아낌없이 공급하여 결제망 마비와 시차 병목 현상을 방지합니다.


4. 담보 관리 및 가치 평가 (Collateral Management) 외주화


레포(Repo) 거래나 파생상품 거래 시 담보로 제공되는 수천 가지 채권 자산의 가치를 실시간으로 일일평가(Mark-to-Market)하고, 담보 비율(Haircut)을 계산하며, 담보를 교체해 주는 까다로운 백오피스 행정 업무를 전담 대행합니다.



  • 담보 언와인드(Unwind) 개념과 필요성

이제 이번 주제의 핵심인 2008년 금융위기 전에 월스트리트에 존재하였던 <언와인드(Unwind) 관행>을 살펴보겠습니다. 리먼 브라더스와 같은 투자은행들은 매일 생존을 위한 단기 운영 자금의 대부분을 하루짜리 <삼자간 레포(Tri-Party Repo) 거래>를 통해 조달하고 있었습니다. 이 레포 시장에서 청산은행의 시스템 안에서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던 관행이 바로 <언와인드>입니다.


담보 언와인드(Unwind)란 무엇인가?


언와인드는 원래 '꼬여 있던 실타래나 계약을 풀어 원래 상태로 되돌린다'는 금융 용어입니다. 레포 거래에서 언와인드란 <밤새 체결되어 있던 대출 계약을 매일 아침(보통 오전 8:00~8:30 AM)에 일단 취소·해제하여 거래 체결 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 일과>를 뜻합니다.


어렵습니다 (……………) 


일단 레포 거래가 뭘까요? 금융법산책(7)회로 가서 다시 복습해보겠습니다. 레포(환매조건무채권, Repo) 거래는 채권을 맡겨놓고 돈을 빌린 뒤, 만기가 되면 돈을 갚고 채권을 되돌려받는 일종의 자금융통방법입니다. 


자 그러면 레포 거래에는 먼저 돈을 빌리려는 채무자와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자 하는 채권자가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레포 거래는 2자간 거래죠. 그런데 이러한 레포 거래에 참가할 채무자와 채권자는 엄청 많고, 또 자금융통을 할 사안도 엄청 많기 때문에 레포 거래는 청산은행을 끼고 대규모로 다량 이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청산은행이 끼게 된 <삼자간 레포(Tri-Party Repo) 거래>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삼자간 레포(Tri-Party Repo) 거래>에서 일어나는 현금흐름을 살펴보겟습니다. 


먼저, 돈을 빌려주는 대출자(MMF 등)가 채무자(리먼)에게 1억원을 빌려주게 되면, 대출자의 계좌(청산은행 JP모건에 설정된 계좌)에서 1억원이 채무자(리먼)의 계좌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채무자(리먼)는 담보로 국채나 MBS와 같은 채권을 담보로 대출자(MMF 등)에게 제공해야하는데, 이는 위 채권이 청산은행 JP모건에 설정된 채무자(리먼)의 일중청산계좌(Dealer’s Intraday Clearing Accoun)에서 대출자 명의의 질권설정계좌(Segregated Collateral Account for MMF)로 이동하게 됩니다.


채무자(리먼)의 일중청산계좌(Dealer’s Intraday Clearing Accoun)에 있는 증권들은 채무자(리먼)이 자유롭게 처분, 담보제공을 할 수 있지만, 대출자 명의의 질권설정계좌(Segregated Collateral Account for MMF)에 있는 증권들은 그 처분이 제한됩니다.


채무자(리먼)이 대출자에게 돈을 갚으면 위 질권설정계좌에 있던 증권은 다시 채무자(리먼)의 일중청산계좌로 다시 이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언와인드(Unwind)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앞에서 본 대로 채무자(리먼)이 대출자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위와 같이 증권이 대출자의 질권설정계좌에서 채무자(리먼)의 일중청산계좌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즉, 채무자(리먼)은 위 빌린 돈을 갚을 때까지 대출자의 질권설정계좌에 담보로 제공된 증권을 처분, 별도 담보제공 등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를 들어봅시다. 채무자(리먼)이 1억원을 A펀드로부터 빌리고, 가지고 있던 미국채 1억원을 담보로 제공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위 빌린 1억원을 갚으려면 또 1억원을 다른 곳에서 조달해야하는데, 채무자(리먼) 입장에서는 이미 담보로 제공된 미국채 1억원을 이용하면 다른 곳에서 1억원을 쉽게 조달할 수 있고, 그 돈으로 기존 빌린돈 1억원을 결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담보로 제공된 미국채 1억원은 대출자의 질권설정계좌에 묶여 있어서 이를 이용할 수 없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언와인드(Unwind)는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계 관행이었습니다.


즉, 청산은행이 채무자(리먼)을 대신해서 대출자(MMF 등)의 계좌로 대출 원금과 이자를 돌려줍니다. 이것이 바로 <일중 신용(Intraday Credit)>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청산은행이 위와 같이 대납하면 대출자의 담보권이 소멸하므로, 청산은행은 대출자 명의의 질권설정계좌(담보 계좌(Collateral Account, Tranche A)라고도 불림)에 잠겨 있던 국채나 MBS 등의 증권을 해제(Release)하여, 채무자(리먼)의 일중 청산 계좌(Dealer's Intraday Clearing Account, Tranche B)로 환원(돌려줌)시킵니다.


왜 청산은행은 매일 아침 이 번거로운 '언와인드'를 해야 했을까요?


그것은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채무자(리먼)가 낮(기존 채권은 밤에 결제되어야 함) 동안 자산을 자유롭게 운용하는 방법으로 <담보 유동성>을 관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또 어려운 개념이 나왔네요. 송구합니다. (휴~~~~~)


도대체 <담보 유동성 관리>는 어떤 개념일까요? 


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담보로 제공된 담보물을 자유롭게 처분, 이동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 언와인드(Unwind)와 담보 유동성 관리

1. 담보교체 (Collateral Substitution)의 필요성

이미 담보로 묶여 있는 자산(예: 국채 A)을 계속 묶어두면 자산 운용에 제약이 생깁니다. 만약 낮 동안 이 채권을 시장에 매도해야 하거나 다른 거래의 결제용으로 활용해야 할 때, 동일한 가치를 지닌 다른 자산(예: 회사채 B나 현금)을 밀어 넣고 기존 담보 채권을 꺼내오는 <담보교체>를 해야 합니다.


아침에 채무자(리먼)의 일중청산계좌로 환원되어 있어야만 이 교체 및 자산 재조정 작업이 원활히 수행될 수 있습니다.


2. 가장 저렴한 담보의 활용 (Cheapest-to-Deliver 전략)


금융기관들은 기회비용을 낮추기 위해 담보로서 가치가 가장 떨어지거나 비용이 적게 드는 자산(예 :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을 담보로 묶어두고, 현금이나 국채처럼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고품질 우량 자산은 회수하여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에 재활용하려 합니다. 즉, 레포 거래에 이미 담보로 제공한 것이 신용도 높은 미국채였는데, 그 보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회사채로도 담보력이 충분하다면 미국채를 담보에서 빼고(미국채가 회사채보다 신용력이 높아서 더 많은 돈을 빌릴수 있지요), 회사채를 기존 레포 거래에 담보로 밀어넣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3. 만기 도래 및 재담보화(Re-hypothecation) 관리


담보 채권의 만기 및 이자 지급일이 다가오는 경우 만기가 긴 채권으로 교체해야 하며, 고객이 맡긴 담보를 제3자에게 다시 담보로 제공해 자금을 조달하는 '재담보화'를 위해서도 아침마다 담보의 소유권을 잠시 되돌려 받아야 했습니다.


  • Intraday Credit에 대한 담보요구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문제는 이 '언와인드 관행'이 청산은행에게 극도로 위험한 구조였다는 점입니다. 청산은행이 아침 일찍 MMF 등 대출자들에게 현금을 대납하여 무위험 상태로 내보낸 순간부터, 밤에 채무자(리먼)이 새로운 레포 계약을 맺어 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낮 동안 몇 시간 동안 청산은행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무담보(혹은 부실 자산 담보) 대출 위험을 고스란히 홀로 떠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산은행인 JP모건은 낮 동안 무방비로 노출되는 막대한 일중 신용(Intraday Credit) 리스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하나의 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채무자(리먼)의 일중청산계좌 <전체>에 설정한 <포괄적 일중 질권(Intraday Lien)>이었습니다. 즉, “채무자(리먼)이 낮 동안 빌린 돈을 밤에 새로운 레포 자금 등으로 갚지 못하면, 일중청산계좌 내의 모든 채권을 JP모건이 몰수하겠다”는 법적 권리였습니다. 


  • 파국의 서막 : 무너진 신뢰와 담보 요구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가 소유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 가치가 대폭락하면서 리먼의 신용등급 하락과 파산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JP모건의 경영진과 리스크 관리팀은 심각한 위기를 직감하고서. "만약 아침에 언와인드를 해주고 일중 신용으로 수십억 달러를 대납해 주었는데, 리먼이 그날 오후에 파산하여 밤에 새로운 레포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어쩌지? 그렇게 되면 우리가 대납해 준 수십억 달러를 영영 돌려받지 못하고, 우리까지 동반 파산할 수 있다!"는 극도의 공포감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자신들의 일중 신용(Intraday Credit) 위험 노출을 줄이기 위해 행동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포괄적 일중 질권>의 권리를 가혹하게 행사하며, 채무자(리먼)의 일중 청산 계좌에 들어있는 담보 자산의 가치를 휴지조각 수준으로 깎아내렸습니다(과도한 Haircut 적용). 그리고 일중 신용을 제공해 주는 조건으로 리먼에게 <50억~100억 달러>에 달하는 실물 현금 추가 담보를 즉시 송금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 최종 결말 : 결제망 폐쇄와 역사적 파산

당시 이미 현금이 고갈되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던 리먼브라더스는 갑자기 요구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현금> 마진콜을 메울 여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리먼이 담보 제공에 실패하자, JP모건은 리먼의 <대거래 차단> 즉, 아침 언와인드 실행과 일중 신용 대납 자체를 전격 중단 및 거부(동결)하겠다는 초강수를 두게 됩니다. 금융 거래의 '피' 역할을 하던 일중 신용 결제망이 청산은행에 의해 완전히 막히자, 리먼은 단 하루도 정상적인 금융 결제와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결국 심장 펌프가 멈춰 선 리먼 브라더스는 결제망 마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담보 통보 직후인 2008년 9월 15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신청(Chapter 11)을 하게 되었습니다.


  • 요약하며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단순한 '투자 실패'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매일 아침 청산은행이 밤사이의 레포 계약을 풀어 리먼에게 자산 유동성을 열어주던 <언와인드 관행>과, 이를 보증하기 위해 제공되던 <일중 신용(Intraday Credit)>이 위기 상황에서 청산은행의 생존 본능(담보 요구 및 결제망 차단)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결제 시스템의 셧다운 사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그저 리먼브라더스가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문제가 생겼고,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고 피상적으로 접근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 말도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리먼의 일중청산계좌에 있던 담보용 증권들은 대부분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으로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자, 그 가치는 심각하게 하락했고 그래서 담보력이 약화되자 JP모건이 현금 담보로 50억 ~ 100억 달러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리먼브라더스가 이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자, 청산은행의 일중신용공여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결국 부도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결국 리먼브라더스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단순히 보유하고 있던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의 가치하락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볼수록 금융 시장의 보이지 않는 혈맥, 즉 “청산 결제 인프라와 일중 유동성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자세한 내용은 아래 블로그 링크를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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