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1호 사건’ - ② “시세조종은 유죄이나, 부당이득액은 산정 불가”]
2026-09-10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2. 4.선고 2025고합3 판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1호 사건의 쟁점과 법원의 판단
안녕하세요. 진심파트너스입니다.
지난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첫 사건의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의 '마켓 메이킹(MM)'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매우 중요한 판결입니다.
오늘은 지난 글에 이어 2026년 2월 4일 선고된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고합3 판결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범죄 수법과 양형 이유, 그리고 부당이득 산정의 문제점을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 판결문의 내용이 방대하여, 1편(사건의 개요 및 핵심 법리 쟁점)과 2편(구체적 시세조종 수법 및 양형/부당이득 판단)으로 나누어 핵심만 소개합니다.
1. 구체적인 시세조종 수법: ‘히트’와 ‘허수’
법원은 피고인들이 사용한 두 가지 핵심 수법을 모두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히트(Hit) 매매: 거래량 뻥튀기
✔ 수법: 시장가보다 비싸게 사고, 싸게 파는 주문을 반복하여 즉시 체결시킴
✔ 효과: 호가창이 끊임없이 깜빡거리게 하여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보이게 함(거래량 급증)
✔ 법원 판단: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행위로, 오직 거래량을 부풀려 투자자를 유인할 목적이 인정됨
피고인들은 '히트봇'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고가 매수와 저가 매도를 반복했습니다. 이를 통해 피고인들의 거래가 전체 거래량의 최대 88%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 허수 매수주문(Spoofing): 가짜 매수벽 쌓기
✔ 수법: 직전 체결가보다 일정 비율(예: -3% ~ -11%) 낮은 가격에 매수주문을 냈다가 약 5초 뒤 취소하는 행위를 '월봇(Wall Bot)'을 통해 반복함
✔ 효과: 호가창 하단에 두터운 매수 대기 물량(매수벽)이 있는 것처럼 보여, 가격이 지지되는 듯한 착각을 줌
✔ 법원 판단: 실제 체결 의사 없이 반복적으로 제출・취소된 주문으로 시세조종에 해당함
피고인들은 '월봇(Wall Bot)'을 동원해 체결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낮은 가격에 대규모 매수주문을 냈다가, 가격이 근접하면 5초 만에 취소하는 행위를 무려 530만 건이나 반복했습니다. 이 가짜 주문에 동원된 코인 수량만 268억 개에 달합니다.
2. 핵심 쟁점 ③: “시세조종 고의에 관한 입증”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거래 활성화를 위한 '유동성 공급'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순히 거래가 많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시세조종의 '목적'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검찰이 제시한 스모킹 건은 바로 텔레그램 대화방의 기록이었습니다.
"가격을 6불까지 만들어 달라“
"사람들이 어차피 사게 할 거니까“
"저 매수벽은 저희꺼에요“
기록에는 위와 같은 노골적인 공모 정황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의 범행이 단순한 기술적 실험이 아니라 철저히 수익을 노린 범죄였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법원은 발행 재단(B-재단)과 브로커, 피고인이 수익을 55:45로 나누기로 한 구체적인 이익 분배 약정을 시세조종의 강력한 동기로 보았습니다.
3. 핵심 쟁점 ④: “시세조종은 유죄이나, 부당이득액은 산정 불가”
검찰은 피고인들이 이 범행으로 약 71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시세조종 행위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부당이득액 산정에 대해서는 무죄(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를 선고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부당이득)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이상일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액수의 산정은 매우 엄격해야 합니다.
✔ 계좌 혼재: 범행에 사용된 계좌에 피고인의 시세조종 주문뿐만 아니라, 가족의 주문이나 단순 수익실현 주문 등이 섞여 있음
✔ 구분 불가: 검찰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시세조종 주문(히트/허수)’으로 인한 이익과 ‘정상적 매매’ 혹은 ‘다른 주문’으로 인한 이익을 명확히 구분해낼 수 없음
✔ 입증 책임: 형사재판에서 부당이득액은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해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본 것임
이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이OO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71억 원 전액에 대한 추징이나 부당이득 액수에 따른 가중처벌(무기 또는 5년 이상 등)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범행에 제공하려 했던 코인에 대한 추징금 약 8.4억 원만 선고되었습니다.
4. 결론 및 시사점
재판부는 "시세조종은 공정한 가격 형성을 해치고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업계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줍니다.
✔ 국내 거래소 기준: 해외 시세와 연동된다고 해도, 국내 거래소 내에서 인위적 매매를 하면 처벌됩니다.
✔ MM의 불법성: 단순히 거래량을 맞추거나(채우기), 매수벽을 세우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 시세조종으로 간주됩니다.
✔ 데이터의 중요성: 수사기관은 봇 사용 내역과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모두 확보하여 '시세조종 의도'를 입증했습니다.
즉, 법원은 가상자산 시장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인위적인 개입으로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 기능을 마비시키는 행위에는 관용이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과거 '무법지대'와 같았던 가상자산 시장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행태들이 이제는 엄연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관련 사업자분들은 적법한 시장조성(Market Making)과 불법 시세조종의 경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가상자산과 관련된 법적 분쟁이나 억울한 혐의를 받고 계신다면, 변화하는 판례와 법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법률전문가, 진심파트너스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이상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1호 사건’ 마침)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시장의 Rule을 강제하는 강력한 실체법” |
※ 본 글은 판결문을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성 글이며, 구체적인 법률 상담은 변호사와 직접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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