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및 아동청소년 범죄
[성범죄전문변호사] 아청법 제8조 장애인인 아동청소년에 대한 간음 등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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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중 제8조(장애인인 아동·청소년에 대한 간음 등)에 대해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장애인인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간음 등) ①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의 장애 아동ㆍ청소년(「장애인복지법」 제2조제1항에 따른 장애인으로서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아동ㆍ청소년을 말한다. 이하 같다)을 간음하거나 13세 이상의 장애 아동ㆍ청소년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간음하게 하는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의 장애 아동ㆍ청소년을 추행한 경우 또는 13세 이상의 장애 아동ㆍ청소년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추행하게 하는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위 조항은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가기 위한 특별 규정으로, 일반적인 성범죄와 달리 범죄의 성립 요건과 형향이 매우 무겁고 특수합니다.
실무에서 위 조항과 관련하여 어떤 쟁점들이 다투어지는지, 대법원 판례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아청법 제8조란 무엇인가요?
아청법 제8조는 19세 이상의 성인이 13세 이상의 '장애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간음하거나 추행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이 조항의 가장 큰 특징은 폭행이나 협박 같은 물리적인 강제수단이 없었더라도 처벌된다는 점입니다.
위 조문에서 볼 수 있듯이 조문에 ‘폭행 또는 협박으로’ 등의 문구가 없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강간이나 강제추행과 달리, 피해자의 이중적 취약성(어린 나이와 장애)을 고려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조항이기 때문입니다.
2. 가장 핵심적인 성립 요건: "단순히 장애가 있다고 다 처벌될까?"
실무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부분은 바로 피해자가 법에서 정한 '장애 & 아동·청소년'에 해당하는가입니다.
이 조항은 단순히 피해자가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해서 가해자를 무조건 처벌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여야만 본 죄가 성립합니다.
대법원 판례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물을 변별할 능력: 사물의 선악과 시비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의사를 결정할 능력: 사물을 변별한 바에 따라 자기의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 능력이나 의지 능력이 단순한 지능, 기억력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따라서 장애가 있더라도, 해당 연령대의 청소년이 통상적으로 갖추고 있는 능력에 비해 부족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인지를 전문가의 의견, 제3자의 진술, 평소 언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3. 실무상 주요 쟁점과 판례의 태도
◆ 가해자가 "피해자의 장애를 몰랐다"고 주장한다면? 범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에게 범행 당시 '고의성'이 있어야 합니다. 즉,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장애가 있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하다는 점을 최소한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어야 처벌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경우 법원은 단순히 가해자의 주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둔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고의성(가해자의 인식여부)을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주로 고려하는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교류의 시간과 대화의 깊이 (만남의 경위 및 상황) :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면한 시간과 대화의 수준이 고의성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인식이 부정된 사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오프라인에서 불과 약 5분 만에 어두운 DVD방으로 이동했고, 그 안에서도 성적 접촉에만 서둘러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사건에서는, 짧고 피상적인 만남만으로 가해자가 경도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3노841).
인식이 인정된 사례: 반대로 태권도 관장과 관원 사이처럼 한 공간에서 자주 마주치며 직접 지도하고 대화할 기회가 많았던 경우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지적 수준과 이해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보아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부산고등법원 2019노481).
② 피해자의 평소 언행 및 의사소통 능력 : 피해자가 조사 과정이나 일상에서 보여준 전반적인 진술 태도, 어눌한 말투, 질문에 대한 이해도 등을 분석합니다.
일반적인 성인이라면 누구나 대화를 통해 피해자가 또래 아동·청소년에 비해 상황 판단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는 수준이었는지가 주요 기준이 됩니다.
③ 통상의 해당 연령 아동·청소년이라면 취하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행동을 보인 적이 있는지, 제3자의 객관적 진술 및 정보 제공 여부(예를 들어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에게 직접 아이의 지적장애 사실과 애정결핍 등을 설명하며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는지), 특수학급 담당 교사, 심리상담사, 진술조력인 등 전문가와 제3자가 평가한 피해자의 일상적 인지 능력 및 경계심 수준도 가해자의 인식 여부 등도 판단 자료로 활용됩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가해자의 "몰랐다"는 단순한 변명에 얽매이지 않고 피해자의 실제 장애 정도와 행동 특성,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의 양과 질, 주변인의 고지 여부 등 객관적 정황 증거들을 종합하여 가해자가 피해자의 능력이 미약한 상태임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눈치챌 수 있었는지를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 가해자가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인 피해자와 "서로 합의 하에" 관계를 가졌다면? 이러한 경우에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범죄 성립 요건으로 '동의 여부'나 '강제수단'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 성범죄는 폭행이나 협박을 요구하거나 심신상실 및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야 성립하지만, 해당 조항은 이러한 폭행·협박 같은 강제수단을 구성요건으로 내세우지 않고 간음이나 추행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유효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는 미성숙성과 장애라는 이중적 취약성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이 현저히 어려운 상태라면, 설령 표면적인 합의나 동의가 있었던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를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 피해자가 장애인 등록(복지카드)이 안 되어 있으면? 이 경우에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은 장애인 등록 여부라는 형식적인 기준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진단서나 심리검사 결과, 실제 일상생활 및 의사소통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리하여 피해자가 범행 당시 실질적인 능력이 미약했는지를 평가합니다.
4. 마치며
아청법 제8조는 성적 취약계층인 장애 아동·청소년을 끔찍한 성적 착취와 학대로부터 지켜내는 매우 중요한 법적 울타리입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장애의 정도', '성적 자기결정권 능력의 미약 여부', '가해자의 미필적 고의' 등 매우 까다롭고 추상적인 법적 요건들을 입증하고 다투어야 하는 매우 고난도 사건이기도 합니다.
만약 관련 사건에 휘말려 피해자로서 보호를 받아야 하거나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사건 초기부터 전문가의 꼼꼼한 사실관계 분석과 법리적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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