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0.] "검사 미워도 경찰수사 중간 확인 절차 필요" _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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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8-28본문
[인터뷰①] 검사 출신 송명진 변호사가 사직서에 쓰지 못한 말... "형소법 개정안 적용 지침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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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검사직을 사직하고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한 송명진 변호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사의 일을 미워하지 말아달라"라며 "검사 밉다고 검찰 기능을 바꿔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
| ⓒ 유성호 |
옆 방 소음에 종종 묻혔던 목소리가 단호하게 커졌다. 검사의 '일'을 이야기할 때였다. 검사로서 16년간 수사한 사건들을 예시로 들던 송명진 변호사가 갑자기 한자를 꺼내 들었다.
'檢事(검사)'. 송 변호사는 "검사의 '사'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士(선비 사)가 아니라 事(일할 사)를 쓴다"며 "검사를 그만둔다는 건 (검사의 지위가 아닌) 그 일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간에서 검찰 조직의 상명하복을 뜻하는 말로 여겨지는 '검사동일체' 원칙도 검사의 한자를 설명할 때와 같은 의미라며 "어떤 검사가 사건을 배당받아 맡더라도 그 사건은 오직 원칙에 따라 처리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어떤 이유로 사건이 재배당 되더라도 검사가 바뀌었다고 사건 처리의 결과가 바뀌지 않습니다. 처리한 검사가 바뀌었더라도 사건의 결과가 바뀌었다고 법적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조직의 효율성 때문에) 수사와 공판 검사를 나누더라도,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공판 검사는 자신이 공소유지하는 사건을 자신이 수사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유죄를 받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송 변호사는 인터뷰 말미 기자에게 "검사의 일을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지금 이 순간도 검사라는 일에는 "매일 야근하며 버텨내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 일을 16년 동안 해왔다. 그리고 그 일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 일을 그만뒀다. 왜 그만둬야 했을까?
아래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 사무실에서 송 변호사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원칙 없이 문제 생겼다고 바로 법 뜯어 고쳐"
-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개정 형사소송법은 대원칙이 없다.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모두 바꾸고 수사가 들어가는 조항에 검사를 빼고, 보완수사를 못 하게 했을 뿐이다. 법은 형사소송을 통해 사회가 얻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선언해야 된다.
(과거에 취했던) 직권주의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게 중요한 것인지 아니면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이 공방을 벌이게 함으로써 진실을 추구할 것인지.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것이 진실인지 신속한 분쟁 해결인지. 이런 가치들을 먼저 정립해야 했다.
그 가치가 정립된 뒤 적법절차를 어떤 방법으로 어느 정도 선에서 설계할지 논의해야 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논의 없이 문제가 생겼다고 법을 바로 뜯어고친다. 그 과정에서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게 무엇인지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형사사법체계에서 검사는 전부가 아니라 하나의 일부분이다. 검사 입장에선 수사가 끝이 아니다. 유죄의 확정이 끝이다.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받아내 법을 집행하는 게 중요하지, 기소만 하는 게 무엇이 중요한가? 그런데 정작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는 검사의 수사가 형사소송법의 모든 것인 것처럼 흘러갔다."
- 윤석열 정부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검찰개혁의 도화선이 됐다. 기소와 수사를 분리해야 된다는 여론도 압도적이었다.
"검사들이 미울 수 있다. '왜 그 시점에 그 수사를 했지' 같은 목적을 의심받는 대목도 많았다. 그러나 사람은 어떤 조직에서든 잘못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잘못을 하는 사람을 최소로 배출하는 방식의 설계와 통제가 선행돼야 한다. 그 사람이 밉다고 그 사람이 하는 일의 기능과 내용을 다 바꿔선 안 된다.
(의사나 교사는 스승을 뜻하는 사람의 한자가 들어가는 반면) 판사와 검사의 사는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사(事)를 쓴다. 검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검사의 일을 그만둔다는 뜻이다. (검찰개혁의 원인이 된) 그 검사와 조직이 일을 잘못한 것이지 (일반) 검사와 검찰의 기능 작용이 잘못된 게 아니다. 수사와 기소라는 명칭이 바뀔지언정 그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
"경찰 수사 중간 확인 절차 필요… 법적 권한 없는 검경 협의, 무슨 의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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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검사직을 사직하고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한 송명진 변호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과 형사사법 제도의 개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 ⓒ 유성호 |
- 당장 현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개정된 법을 어떻게 적용할지 (조직 차원의) 지침이나 해설서가 나와야 된다. 현장에서 검사가 어느 범위까지 (법률 조언이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일선 검사들이 현장에서 고민을 덜 하게끔 하위 입법이 필요해 보인다.
또 보완수사요구를 했을 때 이행이 잘 됐는지 점검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 보완수사요구를 1개월 안에 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산으로 가지 않도록' 경찰이 중간에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보완수사요구 이행 내용을 단순히 통보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경찰이 보완수사 내용과 기존 수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검찰 역시 보완수사요구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 일각에서는 경찰의 수사가 개시될 때부터 공소청 담당 검사를 배정해 실시간으로 수사 기록을 확인하게 하자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경찰이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할 수 있게 돼 있다. 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응하여야 한다. 사실 지금도 경찰관이 전화해서 물어보면 저희가 최대한 답을 드린다. 그런데 그 협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협의에는 법적 책임이 없다. 아무도 협의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데, 검사가 조언하는 게 법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나? 앞으로는 정말 기소 직전에나 사건을 보게 될 텐데, 보완수사요구 과정에서 서로의 이해가 다를 때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 시급히 보완돼야 할 대책은 무엇인가?
"현재 법은 검사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공무소(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는 관청이나 기관)에 대한 의견 조회는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그 자료의 증거능력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감정에 준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야 하는 경우 어떤 방식까지 허용되는지가 불분명하므로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과학수사 분야가 그렇다. 화질 개선이나 진술분석, DNA 감정 같은 경우에는 이를 공무소에 대한 의견 조회로 볼 수 있도록 해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거나, 최소한 재판에서 참고자료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검찰사건사무규칙이나 지침을 통해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증거의 수집 절차와 그 기록을 어떻게 편철할 것인지까지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증거보전절차와 관련된 부분이다. 증거보전절차에는 검사가 관여할 수 있도록 돼 있다(개정 형사소송법 제184조). 그렇다면 긴급한 사건에서 검사가 증거보전절차를 밟기 위한 기초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긴급 보완수사요구를 할 수 있는 절차도 추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검사로서 16년간 민생사건을 수사하고 공소를 유지해 왔다. 적지 않은 기간 버텼는데 끝내 사직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송치 전 수사지휘 시절부터 권한이 축소되는 과정을 크게 체감해왔다. 법무연수원에서 1년 반 근무하고 일선으로 돌아와 사건을 처리하는데 수사 완성도가 떨어져 있었다. 매일 사건 기록을 보면서 화가 났다. 범죄는 계속 발전하는데, 내 경력은 훨씬 늘었음에도 종전처럼 (완결성 있는) 사건 처리를 하기 위해 훨씬 많은 (과정과 절차를 거치는) 품이 들었다.
'나처럼 평범한 검사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걸 누군가는 아는 거야?' 전처럼 노력했는데도 달라지는 결과들을 마주하며 지치고, 쓰임이 다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는) '검사들은 다 나쁘다'거나 '보완수사권도 다 뺏어야 된다'고 얘기하더라. 그들은 지금도 매일 야근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열심히 해야지, 우리에겐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잖아'라고 말했지만, 저는 그만뒀다. 사실 지금도 후배 검사들에게 미안하다."
<'검수완박' 직전 수리된 사직서, 16년 차 검사는 왜 떠났나>로 이어집니다.

